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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논단 : 횡성의 복지정책 (5) 사회자본의 유용성
이광모 | 승인 2013.09.09|(0호)

 가. 복지공동체와 사회 자본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서 형성되는 네트워크, 신뢰, 규범, 호혜, 협력, 가치, 신념 등과 같은 사회자본의 여러 요소 중에서도 특히 ‘네트워크(network)’와 ‘신뢰(trust)’는 지역복지공동체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적 요소다.
 

▲ 이광모(송호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

   

             <글싣는 순서>

   ①왜 지역복지공동체가 필요한가

   ②지역사회의 대응전략-마을만들기

   ③지역사회의 대응전략-민관협력

   ④사회자본의 유용성

   ⑤마무리


 우리는 ‘자본(資本/capital)’하면, ‘돈’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자본은 토지·노동과 함께 생산의 3요소 중 하나로서 물건을 구매하고 사업을 하고자 할 때 가장 기본이 되는 밑천이기도 하다.

 그러나 자본에는 이러한 경제적 자본뿐만 아니라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우리가 인간답게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사회자본(social capital)’이 있다. 인간은 관계 속에 살아가는 사회적 존재이기에 사회자본이 존재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 매우 다양한 개념으로 발전되어 온 사회자본의 핵심 명제는 곧 ‘사람들 간의 관계’에 관한 것이다.

  따라서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서 형성되는 네트워크, 신뢰, 규범, 호혜, 협력, 가치, 신념 등과 같은 경향성을 통칭하여 사회적 자본이라 부른다. 사회자본의 여러 요소 중에서도 특히 ‘네트워크(network)’와 ‘신뢰(trust)’는 지역복지공동체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적 요소라 할 수 있다.

 

 

 


<네트워크>

  사람들 간의 관계를 뜻하는 네트워크는 다양하다. 외부와의 관계가 폐쇄적인 네트워크는 대부분 혈연·지연·학연 등에 의해 형성되기 때문에 서로 잘 아는 사이라 참여와 협력이 수월하여 효율적일 수 있다. 그러나 끼리끼리의 강한 유대관계로 인해 공동체 전체에는 오히려 부정적인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반면 개방적 네트워크는 일상의 이해관계로 연결되고, 공식적 구조와 합의된 규범이 적용되기 때문에 공동체에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

 그리고 집권적인 수직적 네트워크는 소수 리더의 의사결정과 일방향으로의 정보흐름 때문에 배타적이 되어 신뢰를 형성하는데 불리하다. 반면에 분권적인 수평적 네트워크는 다양한 집단들 간의 쌍방향적 연결이 가능하기 때문에 공동체의 신뢰형성에 더 유리할 수 있다.

 또 하나는 강한 네트워크와 느슨한 네트워크이다. 강한 네트워크는 밀접한 관계 때문에 서로에게 개입하며 배타적이 되기 쉬어 건전한 공동체 구축에 부정적일 수 있다. 반면, 느슨한 네트워크는 강제성보다는 공정하고 보편적인 방식의 관계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공동체 통합에 더 유리하다. 또한 동질적인 네트워크보다는 다양한 구성원이 참여하는 이질적 네트워크가 공동체 구축에 더 유리할 수 있다.

 결국 지역복지공동체의 사회자본은 개방적이고, 수평적이며, 느슨하면서도 다양한 영역의 집단 간 네트워크가 요구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필요성에 근거하여 제도화된 대표적인 조직의 예로 ‘지역사회 복지협의체’를 들 수 있다.

<신뢰>

 ‘신뢰(trust)’는 사회자본의 가장 중요한 구성요소로 인정받고 있다. 신뢰란 타인이 어떤 행위를 할 때 나를 배려할 것이라는 기대이며, 배신의 위험 가능성이 있음에도 호의를 배푸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신뢰는 상호관계 속에 존재하는 것으로 안정과 결속, 그리고 협력을 증진시키는 기능을 한다.

 신뢰형성에는 발전단계가 있다. 초기에는 신뢰를 어길 경우에 받게 될 불이익이 어겨서 얻게 될 이익보다 크기 때문에 신뢰를 유지한다. 그러나 점차 교류가 증가하면서 상대를 더 깊이 알게 되고 그가 어떤 행동을 할지까지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단계로 발전해 간다. 이 관계가 지속되면 나중에는 서로의 목표와 규범, 그리고 가치 등이 일치함을 알게 되고, 종국에는 동일화의 단계까지 발전해 나가게 된다. 만약 동일화의 단계까지 신뢰가 축적된다면 공동체의 규범과 가치가 자연스럽게 내면화되어 누구의 간섭 없이도 기꺼이 공동체를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다.

 지역사회에 신뢰가 존재하면, 복지주체간의 협동을 통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역량이 생긴다. 그리고 상호신뢰는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게 함으로써 시장실패를 최소화 시킬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신뢰의 사회자본은 공동체를 한데 묶어주는 역할을 함으로써 문화적 정체성과 함께 공동체의 규범질서를 가능하게 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


사회자본의 유용성

 네트워크, 신뢰, 규범 등 사회자본은 스스로 강화되고 축적되는 경향이 있어서 공동체에서 필요로 하는 협력을 용이하게 한다. ‘네트워크’는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을 더욱 가깝게 하고, 잘 모르는 사람은 함께 하도록 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공동체의 역량을 강화시킨다. 내가 누군가를 도와주면, 언젠가 상대방도 나를 도와줄 것이라는 호혜적 믿음에서 진정한 사회적 관계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회자본은 어느 한 개인이나 조직이 전유하여 소유할 수 없다는 특징과 함께 공동체 구성원들의 행동에 큰 영향을 주어 상호 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특성이 있다. 지역복지 실천에서 지역공동체의 역량 강화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사회자본 형성이 강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공동체 구성원들 사이의 유대관계는 부정행위의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법적 계약 없이도 거래가 촉진된다. 공동체 구성원들이 문제해결에 적극 참여하고 상호 신뢰가 높아지게 되면, 그들이 직면한 대부분의 문제는 스스로 해결해 나가고, 이를 통해 구성원의 만족감은 높아진다. 이러한 만족감은 곧 그 지역공동체가 얼마나 살기 좋은 곳인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과연 우리 마을에는 네트워크, 신뢰, 호혜, 규범 등이 어느 정도나 존재하고 있는지 한번쯤 골똘히 점검해 볼 일이다.

 

이광모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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