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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준호 횡성희망신문부대표 |
치밀하게 피해 업종과 종사원에 대한 피해 규모를 산정해 실제 피해를 극복할 수 있는 지원책을 내놓아야
1997년 11월 IMF 구제기금을 받은 이후 경제의 어려움 속에서 서민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금 모으기 등 구제기금을 상환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2년 만에 위기극복을 선언했으나 대한민국 사회는 IMF 이전과 이후로 나눠질 만큼 커다란 변화를 겪었다. 그 변화 중에서 가장 큰 것은 아마 비정규직의 양산과 양극화의 심화일 것이다. 기업들이 해고할 자유를 손쉽게 얻게 됨으로써 비정규직이란 말이 나왔으며, 각종 규제의 철폐는 부가 재벌과 일부 특권층 소수에게 독점되는 결과를 낳았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사람이 챙긴다는 말이 있듯이 위기극복을 위한 희생은 대다수 서민들의 몫이었고 그 단물은 소수의 몫이었다.
현재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전 세계 각국이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으며 경제를 정상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회복은 쉽지 못한 듯하다.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이 암울한 지표를 쏟아내고 있으며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도 100조원에 이르는 돈을 쏟아 부우며 경제 살리기를 한다고 하고 있으나 각종 지표는 나아지지 못하고 있다. 서비스 업종에서 무급 휴직 등 대규모의 해고 위기 상태가 나오고 제조업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전 세계적인 위기 속에서 수출에 의존하는 비율이 매우 높다보니 위기는 더욱 증폭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3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소득 하위 70% 이하인 1,400만 가구에 최대 1백만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삼아 지급하겠다는 대책이 나오면서 지급 시기는 조금 앞당겨지겠지만 5월은 되어야 지급된다고 하는데 너무나 안일하고 생색내기용 대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1인당 25만원 수준의 지원은 위기 극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보다 치밀하게 피해 업종과 종사원에 대한 피해 규모를 산정해 실제 피해를 극복할 수 있는 지원책을 내놓아야 하는데 선거 시기임에도 그런 대책은 없다.
긴급재난지원금에 소요되는 금액은 9조원 수준으로 지자체 부담금을 제외하고 실제 국비로 지원되는 금액은 7조원 수준이다. 기업에 대해 지원하기로 한 100조원과는 수준 차이가 현격하다. 30대 재벌의 사내유보금이 1천조원에 달하고 투기처를 찾아 떠도는 유동자금도 1천조원이 넘는다. 이건희를 비롯한 삼성 일가 3명이 지난 3월 받은 배당액만도 7천억원에 달한다. 이런 상황임에도 경제를 살린다는 미명하에 이들에 대한 지원은 1백조원을 하고, 나머지 70%에 대해서는 7조원으로 생색을 낸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인 듯하다.
더욱이 재벌들을 대변하는 조직인 경총은 지난 23일 국회에 법인세와 상속세 인하, 해고 요건 완화 등 40개 법 개정 내용을 담은 ‘경제 화력 제고와 고용·노동시장 선진화를 위한 경영계 건의’를 제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IMF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무기명 채권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기업들의 유동성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하지만 매입자 이름이 적혀있지 않다보니 검은 돈을 세탁하는 용도나 증여세·상속세 등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미래통합당은 국민채권 발행을 제안했다. 40조원 규모의 국민 채권을 발행해 피해 소상공인에게 지원하자는 취지인데, 이 역시 급전이 필요한 소상공인들은 현금으로 바꿀 것이고 여윳돈이 있는 부자들은 이를 매입해 배를 불리는데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노동자나 서민들의 삶과는 무관한 대책들이다. IMF 시절 경제 대책들이 결과적으로 ‘부익부 빈익빈’을 심화시켰지만 지금의 코로나19 대책도 마찬가지이다. 가진 자들은 곳간을 열지 않고 그 부담은 노동자·서민들의 몫이다. 하위 70%에 지원한다는 9조원 역시 부자들이 곳간을 열지 않는 상황에서 세금으로 충당될 것이 명확하고, 이는 결국 서민들의 부담이 될 것이다. 미래의 내 주머니를 털어 현재의 지원금이 될 것이다.
총선의 시기이다. 후보자들이 지역개발 공약만을 가지고 나오고 있는 이때, 이들에게 제대로 된 서민들에 대한 지원책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한 것일까?
태준호 기자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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