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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준호 횡성희망신문 부대표 |
거대 양당의 구조를 깨보자는 취지의 선거법 개정은 꼼수를 통해 거대 양당 구조가 됐다. 시민사회의 역할이 어느 때 보다도 중요해지는 시기이다.
선거가 끝났다. 180석의 거대 여당이 탄생한 것을 두고 다양한 분석과 의견들이 난무한다. 대체적인 인식은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가져온 전 지구적 재앙 속에서 현 정부가 상대적으로 대응을 잘 했다는 점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높은 점수를 받은 반면, 미래통합당은 비전도 제시하지 못한 채 후보 선정 문제부터 시작하여 막말을 내뱉은 것이 패배의 요인이었다는 것이다. 사실 이번 선거는 현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와 아울러 향후 국정 운영의 방향을 결정짓는 선거가 되었어야 하는데 코로나19 정국 속에서 정치적 쟁점이 없는 선거가 되어 버렸다. 어찌되었든 선거 이후 문재인 정부는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 등 자신들의 정책을 힘있게 밀어붙일 동력을 얻었다.
더불어민주당의 박용진 당선자는 당선 소감에서 ‘이제는 야당 핑계를 댈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는 점과 ‘이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이 말한 공약 이행의 시기’라는 말을 했다. 대통령이 그가 취임 초기 약속한 100대 과제를 미룰 명분이 더 이상 없어졌다는 말이다. 현 정부가 정권 초기 약속한 노동존중 사회, 비정규직 없는 사회, 소득주도성장 등은 이미 허울 좋은 말이 된 상태다. 주 40시간 노동이 어느 사이 52시간 노동이 당연한 것으로 바뀌고, 비정규적 문제는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경제적 피해가 엄중한 상태에서 이 문제의 해결은 더욱 중요하다. 통계청은 지난 17일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서 서비스업 부문에서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 수가 19만여명 감소했다는 발표를 했다. 해고와 휴직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재난기본소득을 하위 70%에 대해 4인 가족 기준 1백만원을 지급한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이 이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대책은 없다. 코로나는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전 지구적인 경제위기 속에서 서민들의 삶을 안정시킬 대책은 없다. 기업들을 살리기 위해서 대대적인 금융 지원을 약속하면서도 서민들에게는 쥐꼬리만 한 지원으로 생색내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선거제도를 개편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이다. 필자는 이전 글에서 이번 선거를 규정짓는 것은 코로나19와 꼼수정당이라고 했다. 코로나19는 결정적으로 여당에게 승리를 안겨줬다. 연동형비례대표제를 통해 거대 양당의 구조를 깨보자는 취지로 선거법이 개정되었지만 이들은 꼼수를 통해 대부분의 의석을 가져가 버렸다. 비례대표 개표 결과를 보면 미래통합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33.9%, 더불어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33.3%이다. 열린민주당의 5.4%도 더불어민주당의 범주에 포함시키면 38.7%이다. 양당의 지지율은 불과 5% 차이지만 국회의원 수는 70여석 차이가 난다. 또 이 양당의 지지율 합계는 72.6%에 불과함에도 286석, 무려 95%에 달하는 의석을 가져갔다. 여기에 양당의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 출마로 당선된 5명이 복귀한다고 하면 291석으로 다른 의견이 끼어들 여지가 없게 된다. 이 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서 국회의원의 다양성은 필수임에도 불구하고 두 거대 양당은 자신들만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연동형비례대표제의 취지를 저버린 것이다.
민생당은 꼼수 정당에 대해 헌법소원을, 경실련은 비례용 위성정당이 선거무효 사유에 해당한다며 선거무효 소송을 제기한 상태라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더불어민주당도 선거법 개정은 필수라고 인식한 상태라 선거법 개정 논의는 있겠지만 두 거대 양당이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자신들에게 최적화될 선거법을 만들 것이다. 그나마 정당의 다양성이 있었던 20대 국회에서도 4년을 질질 끌다가 누더기 선거법을 만들었는데, 9석을 제외하고 나눠 갖은 두 당이 어떤 길을 갈 것인가 하는 점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국회 내부에서의 견제는 사라질 것이다. 시민사회에서 국회를 견제하지 못한다면 그들은 자기 마음대로 국회를 주무를 것이다. 시민사회의 역할이 어느 때 보다도 중요해지는 시기이다.
태준호 기자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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