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알 같은 햇살이 쨍하고 부서지는 한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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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보정(시인, 수필가, 시낭송가) |
백일홍은 파르르 떨며 붉은 입술을 연다.
향기에 취해 꽃 속에 몸을 묻는 벌 한 마리
우리 사랑도 한 때는 저랬으리라 생각하다가
문득 허기를 느끼어 하늘을 바라보네.
빨간 고추잠자리 한 쌍이 한 몸 이뤄 하늘을 날고 있네.
병속의 메뚜기떼들은 화탕지옥 앞에서

환한 유리벽에 붙어 순애보(殉愛譜)를 쓰며 짝짓기를 하고.
은빛 페달 밟는 가을 햇살이
가을 군상들을 하나씩 하나씩 풀어 놓네.
최보정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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