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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사랑방] 태산은 한 줌의 흙도 버리지 않는다.
김종훈 | 승인 2020.07.29 15:20|(204호)
김종훈명리학자, 한국역리학회 중앙학술위원

“태산은 한 줌의 흙도 버리지 않는다.”

먼 옛날 진시황을 도와 천하통일을 이루었던 공신 이사가 했던 말이다. 태산으로서 오랜 세월 풍모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한 줌의 흙도 버리지 않는 포용하는 자세를 유지했기에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어원의 유래는 이렇다. 천하통일을 꿈꾸고 있는 진시황에게 초나라에서 온 이사라는 중신이 있었다. 점점 지위가 높아지는 이사가 진나라 사람들은 못마땅했던 모양이다. 드디어 다른 중신들이 진왕에게 고한다.

“이사는 초나라 사람인데 우리 진나라를 위해서 일할 사람이 아닙니다. 언젠가는 진나라를 배신하고 초나라로 돌아갈 사람입니다.”

이에 진시황은 이사를 불러 정사에서 물러날 것을 말하자 이사가 진시황을 향해 궁여지책으로 했던 말이라고 한다. 이때 진시황이 이사를 내쳤더라면 진나라의 천하통일은 불가능했으리라.

필자가 이곳 횡성에 이사 온 후 아는 지인으로부터 몇 차례나 질문을 받았다.

‘그곳은 텃세가 심하다던데 차별은 없었느냐’며...그동안 지금까지 여러 지방을 전전하며 살아온 이력 때문인지 필자가 느낀 특별함은 없었던 터라 무덤덤하게 넘기곤 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식사를 하러 밥집에 갔었는데 내가 외지에서 들어와 횡성에 정착해 산다는 걸 알고선 그때부터 밥집 주인의 하소연이 늘어졌다. 횡성 토박이가 아니고선 장사하기 정말 힘들다고! 한참을 듣고 나서 바쁘다는 핑계로 그곳을 겨우 빠져나와 혼자 곰곰이 생각해보니 조금은 이해가 될 법도 했다. 이런 애기를 처음 듣는 것도 아니고 해서 약간의 동정심마저 느껴졌다.

이 좁은 지역사회에서만이 아니라 가끔씩 뉴스를 통해 전해지는 다문화가정의 문제들이나 외국인 차별에 대한 폐해들이 심심찮게 나오는 걸보면 낯선 것으로부터의 경계심은 분명 있어 보인다. 지금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하며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낯선 곳에서의 소외감은 분명 두려움과 외로움으로 다가오리라 짐작된다.

부끄럽게도 내가 오래전 타 지역에서 느꼈던 감정도 그랬었다. 그 지역의 주민들이 너무 배타적이라 힘들다고. 참고로 필자가 전에 살았던 곳이 안동이라는 곳이었는데 안동하면 먼저 전통마을이 떠오르고 그곳에 사는 모든 사람이 보수적이라 소통이 안 될 것 같은 선입감으로 고립을 스스로 자초한 면이 있지 않았나싶다. 이제 와서 돌이켜 생각해보니 주변 사람들로 부터의 차별이 아니라 나로부터 역차별도 있었음을 솔직히 인정해야겠다. 지금까지 익숙했던 이웃들을 떠나 낯선 곳에서의 두려움과 호기심으로 인해 나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은 채 살았던 것이다. 그러나 수년을 살면서 자연스레 이웃들과 소통하고 그 지역사회에 동화되면서 어느 듯 나도 그 지역사회의 일원이 되어 자연스레 차별을 못 느끼고 살았던 경험이 있고 보면 차별은커녕 내 인생에 있어 더욱 색다른 경험과 폭넓은 인간관계를 경험할 수 있어 좋았던 것 같다. 지금 또 다른 곳에서 정착해 살면서도 예전의 인연들과 서로 자주 왕래하면서 새로운 인연들을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다. 그 밥집의 주인에게도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건 아닐까싶다.

바야흐로 지금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세계와 이웃하며 살아야하는 어쩔 수 없는 현실에 직면해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만 해도 외국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수없이 많은걸 보면 낯선 사람들로부터 익숙해져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토박이든 외지인이든 또는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서로가 익숙해져야 하는 현실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환경으로 부터의 변화. 사람으로 부터의 변화. 이 모든 게 우리가 감당해야할 몫이 아니겠는가?

변화!

어쩌면 지금 현재 우리가 처해있는 현실은 변화하지 않고서는 살아가기 힘든 시대가 되지 않았나 싶다. 이미 달라져 가고 있는 환경에 적응하려면 우선 나부터 구태에서 벗어나 사고의 전환이 그 어느 때 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잖아도 이런저런 이유로 해서 역대 어느 때 보다도 사는 게 힘들다고 한다. 불가항력적으로 다가오는 외부요인들은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적어도 같은 공간에서 숨 쉬며 살아가는 이웃끼리 서로가 미소 지으며 용기를 주면서 살아가는 지역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금 낯설면 어떤가? 낯선 곳이면 어떤가? 서로서로 엷은 미소로 마주보고 사는 것만으로도 많이 달라진 우리 지역사회의 내일이 될 것이다. 그래야 희망을 품고 내일을 기다리는 힘이 생길 것이다.

이제부터 나도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내 이웃들에게 먼저 웃으며 다가가는 노력을 해야겠다. 우리 아파트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에게 까지 말이다. 이것이 바로 태산이 가지고 있는 포용이고 큰 덕이며 위용의 자세가 아닐까?

 

 

김종훈  dadamclyn1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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