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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남이가? 우리가 밀양이다!기고: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 현장에서 날아온 메시지
김보삼 | 승인 2013.10.28|(0호)

(김보삼)
밀양송전탑반대대책위



밀양의 사회적 공론화는 아직 성사되지 못했으나 송전선로를 비롯한 에너지 정책을 둘러싼
사회적 공론은 이미 시작되었고 공감대가 형성되어 가고 있습니다. 밀양 어르신들 힘내십시오!

- 전기는 피눈물을 타고 흐른다

‘제가 갈수록 눈물이 많아집니다. 너무 분하고 억울합니다. 할매 할배 몇십명이 몇천명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제가 죽기를 각오하고 나오는 것은 이 아름다운 강산에서 오랫동안 살고 싶어서입니다. 무조건 핵발전소를 지어서 전기를 마구잡이로 낭비하면서 할매들을 죽일 수 없습니다. …중략…

그래도 우리가 이 땅을 위하고 생명을 살리는 정의로운 일이기에 목숨을 내놓고 나왔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제발 이 피끊는 현장에 직접 와서 바로 잡아야 합니다.’(10월 17일에 있었던 신고리 3, 4호기 관련 공사중단 촉구 주민 긴급 기자회견 당시 주민인 송루시아님의 발언 중에서)

밀양의 많은 할매, 할배들이 손자뻘 되는 경찰과의 충돌 속에서 물리적인 상처뿐만 아니라 경찰의 폭언과 위협 및 욕설 등 정신적 상처도 깊게 파이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69.6%가 지금도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 시월 이후 밀양에선

지난 10월 1일 한국전력은 전국의 경찰들의 보호(.)를 등에 업고 84번(평리), 89번(바드리), 95번, 96번(동화전), 109번(도곡), 126번(여수) 5개의 철탑 현장에서 전격적으로 공사를 재개했고, 이후 82번, 85번, 86번과 125번 현장에서 추가로 공사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24일간의 송전탑 반대 현장에서는 오늘 현재까지 41명의 응급 후송자(입원 환자 3명)와 14명 연행자(구속 2명, 불구속 3명, 입건 1명)를 양산해냈습니다.

수많은 경제적, 정신적, 신체적 피해자들을 만들어 내는 이 곳 밀양은 청명한 가을 하늘아래에서 풍년을 뒤로 한 채 이와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 외부세력과 밀양, 바로 우리가 밀양이다

‘외부세력이 밀양 시위를 주도하고, 밀양 주민들을 현혹시킨다’는 기사가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는데 과연 외부세력이 누구일까요. 밀양지역을 통과한 전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밀양 어르신들이 받는 고통에서 그 책임에서 면해질 수 있을까요. 그 누구도 외부인일 수 없습니다. 바로 우리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밀양 어르신들이 이야기합니다. 진정한 외부세력은 한전과 경찰이고 당장 밀양 땅을 떠나라고 하십니다.

지금도 이 곳 상황실에는 전국 각지에서 연대와 온정이 넘쳐납니다. 일교차가 심해진 가운데 긴급히 할매 할배들을 위해 핫팩을 요청하였는데 현장에 배포하고도 아직도 8천여개가 쌓여있고, 각지에서 의류, 식품, 건강기능식품, 한약 등을 보내오시는 등 온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린 학생들이 할매 할배들에게 쓴 위문편지와 함께 심지어는 독일에 계시는 한 교포분도 열심히 활동하시라고 쵸코렛 한 박스도 보내주셨답니다. 돈이 있는 분들은 후원성금으로, 재능이 있는 분들은 공연과 웹자보 등으로, 의료지식이 있는 분들은 의료자원봉사와 약들로, 시간이 많으신 분들은 농활과 촛불 문화제 참석으로 전국의 많은 국민들이 이 밀양의 싸움에 동참해주고 계십니다. 

- 송전선로는 꼭 필요한 것인가.

이미 정부는 현재 내년에 있을 전력난 때문에 신고리 3호기를 빨리 가동해야 하기 때문에 밀양 송전탑 공사를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위조된 시험성적서와 성능시험결과에도 불합격한 불량 부품을 가진 신고리 3, 4호기의 관련 제어 케이블을 전면 교체해야하는 상황이 되었고 내년으로 미뤄진 준공 시기도 2017년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내년 전력수급을 위해서 신고리 3, 4호기를 가동해 송전하기 위해 밀양 송전탑을 서둘러 끝내야 한다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의 주장은 이미 그 타당성을 잃었습니다.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 설비는 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의해 북경남-신충북-신안성노선 등과 연계돼 수도권 전력 공급을 목적으로 계획되었으나 3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북경남-신충북-신안성 노선이 폐기됨으로써, 송전 시설의 근거가 상실되었습니다. 설사 영남지역의 전기 공급 시설로 변경한 3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더라도 765㎸ 송전 설비는 ‘대단위 전원단지와 대용량 부하 밀집지역간 전력수송’을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건설될 이유가 더더구나 없습니다. 따라서 과도한 건설 비용과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는 송전탑의 타당성은 근본적으로 재검토 되어야 하며, 100조원대의 부채를 안고 있는 한전의 부실 재정을 고려할 때 폐기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이제 다시 시작이다!

밀양 송전탑 싸움은 이제 시작입니다. 만약 송전철탑이 들어설지라도 누군가에 의해서 계속될 싸움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밀양의 문제로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던 송전철탑이 드디어 흉악한 실체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송전탑 문제가 다른 사람의 문제가 아닌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밀양의 사회적 공론화는 아직 성사되지 못했으나 송전선로를 비롯한 에너지 정책을 둘러싼 사회적 공론은 이미 시작되었고 공감대가 형성되어 가고 있습니다. 밀양 어르신들 힘내십시오!

김보삼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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