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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사랑방] 천지불인(天地不仁) 군자불인(君子不仁)
김종훈 | 승인 2020.08.27|(206호)
김종훈명리학자.한국역리학회 중앙학술위원

천지불인(天地不仁) 군자불인(君子不仁)

이 말은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말이다. 직역하면 하늘과 땅, 즉 자연은 인자하지 않다는 얘기인데 요즘에 있어 너무나도 와 닿는 얘기인 것 같다. 지루하게도 이어지는 코로나19 사태에 이어 사상 유래가 없을 정도의 기나긴 장마로 인하여 가산을 잃고 하늘을 원망하는 사람들로 넘쳐나는 요즘의 사태를 보고 있노라면 탄식이 절로 나온다.

재산의 손해뿐만이 아니라 많은 인명 피해까지 전해지는 것을 보면 과연 하늘은 존재하는가 하는 의문이 드는 건 나만은 아니리라.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창밖은 세찬 비바람소리로 혼란의 도가니다. 이쯤이야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필자는 자연환경에 대해 남다른 인식을 가지고 있다. 산골 출신인 필자는 어려서부터 자연의 변화무쌍함을 어느 누구보다도 많은 경험을 통해 몸소 체험하며 살았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아무런 두려움 없이 마주했던 천지자연이 어른이 되면서 조금씩 두려워 지기 시작하는 건 나만은 아니리라.

어렸을 적 우리는 시골 냇가 어디서든 물을 마셨고 더우면 스스럼 없이 몸을 담그고 했었다. 아무런 두려움과 의심 없이.

그런데 지금은 고도의 기술로 정수된 수돗물마저 의심스러워 먹지 못하고 생수를 사서 먹든지 아니면 회사나 가정마다 정수기를 따로 구입해서 식수를 해결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가 역사를 인식한 이후부터 최소한 수천 년을 그렇게 있는 그대로의 대자연에 의존하고 의심 없이 살아왔지 않았는가. 어느 순간 경제활동이란 명분으로 대자연에 도전이라도 하는 듯 산천 곳곳에 난 생채기들을 보면서 언젠가 자연으로부터 보복이라도 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나한테는 있었던 것 같다.

지금부터라도 대자연의 힘 앞에서는 조금 겸손해져야 하지 않을까. 천지의 인자함을 기대하기에 앞서 인간 스스로가 나약함을 인지하고 겸허한 자세로 대자연을 누리며 살아가는 방법을 지금부터라도 배워야겠다. 자연은 극복하는 게 아니라 순종하고 따르는 것임을 오랜 시골생활을 해본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기술과 과학의 발전으로 뭐든지 극복하고 인간생활을 윤택하게 해줄 거란 지금 사람들의 믿음을 조롱이라도 하듯 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을 하고 있는 걸 보면 우리의 자만심이 얼마나 미약한지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는 것 같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밖에 잠깐이라도 나설라치면 너나할 것 없이 온통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거리를 다니는 모습이 낯설게만 보인다.

언제까지 이런 상황이 진행될지 모를 막연한 하루하루가 힘겹기 만한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물난리까지 터져 세상이 온통 아우성이다. 지금이라도 오만함을 걷어내고 겸손함을 배워야겠다. 옆에 있던 집사람이 탄식하듯 혼자말로 한마디 내뱉는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냐고!

어쩌겠어. 천지가 불인(不仁)인 것을.

김종훈  dadamclyn1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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