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조만회의 동서남북
코로나 블루와 코로나 앵그리
조만회 | 승인 2020.09.19|(207호)
조만회 횡성희망신문 대표

코로나 블루나 코로나 앵그리의 일상화는

개인의 행복을 파괴하고 공동체의 분열을 야기한다.

진짜 위기가 시작된 것이다.

 

“어제 식당에 갔다가 경악을 금치 못했소. 모범을 보여야할 공무원 나리들이 마스크는 집어던지고 술파티를 하고 있더이다. 각 읍면사무소 좀 나가보시오. 무슨 공무원들이 민원인보다 안전 불감증인지 코스크, 턱스크, 심지어는 안 쓴 사람이 태반이오.”

얼마 전 횡성군공무원노조 자유게시판에 게재된 글의 일부이다. 글쓴이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상황에서 솔선수범해야 할 공무원들이 방역 수칙을 어기고 있음을 비판하며 지역신문이 이러한 사실을 알리고 횡성군 감사부서에서도 해당 공무원들을 엄중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게시 글에 글쓴이의 주장을 옹호하거나 반박하는 댓글들이 스무 개 넘게 달리며 게시판을 뜨겁게(?) 달궜다. 차분함을 유지하며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는 댓글도 있었지만 상당수의 댓글들은 의견이 다른 상대를 향한 분노가 내포된 거친 표현들이 많았다.

그런데 그동안 지역 경제 활성화에 앞장 서야 할 공무원들이 지역 상권은 외면하고 원주 상권을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만 있어온 터라 지역 상점에서 술파티를 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모습은 낯설기만 하다. 마스크를 벗지 않고는 뭘 먹을 수 없으니 음식점에서 마스크를 벗은 것보다는 공무원들이 코로나 확산시기에 퇴근 후 집으로(원주이건 횡성이건) 직행하지 않고 모임을 갖는 것을 보는 것이 불안하고 불편한 것이다. 이런 불안과 불편함은 연초부터 시작된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것들이다.

코로나 사태는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코로나 사태 이전 아무런 제약 없이 누릴 수 있었던 일상이 꼬였기 때문이다. 육아, 교육, 휴가, 장례 등 일상과 의례는 물론 직장동료나 친구들과의 만남도 조정하고 자제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평범한 일상의 극심한 제약과 앞으로는 그 일상을 누릴 수 없다는 우려로 지치고 우울하다는 사람들이 늘어만 가고 있다. 이런 우울함은 최근 방역지침을 어기고 대면예배나 집회를 강행하거나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대중교통을 이용해 공동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방역 민폐족’의 만행(?)에 대한 분노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코로나 블루’에 이어 ‘코로나 앵그리’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말 그대로 코로나 때문에 우울하고 코로나 때문에 분노가 치미는 현상을 일컫는 것이다.

사람들은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면 이런 현상들도 함께 사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가 처한 현실이 사람들의 기대와 거리가 먼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 사태가 언제 종식될지 누구도 속 시원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르니 어떤 대비를 해야 할지 알 수 없다.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점점 불확실해지면서 사람들의 우울함과 분노는 더 커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국가트라우마센터에 접수된 코로나19 관련 상담 건수가 지난 2월부터 지금까지 40만 건을 넘어섰다고 한다.

공무원노조 게시판을 뜨겁게 달군 일부 공무원들의 마스크 미착용 논란과 생각이 다른 상대를 향한 거친 댓글 공방은 코로나로 인한 우울과 분노가 임계점에 이른 우리들 모습을 비추고 있고 이런 모습은 더 일상화 될 것이다.

코로나 블루나 코로나 앵그리의 일상화는 개인의 행복을 파괴하고 공동체의 분열을 야기한다. 진짜 위기가 시작된 것이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사람들의 육체를 파괴하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생활 방역’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정신을 파괴하고 있는 코로나 블루, 코로나 앵그리라는 바이러스를 퇴치하기 위한 ‘격려와 위로’의 ‘심리 방역’이 절실하다.

서로를 비난하며 분노를 표출하는 코로나 블루와 코로나 앵그리가 사라지고 격려와 위로가 넘쳐날 때 우리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그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사족/ 공무원 노조 자유게시판에 글쓴이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솔선수범하지 않는 공무원이 있다는 것을 지역신문이 알고 지적하기를 바랬다. 충분하지 않을 수 있지만 글쓴이의 의도가 성공한 셈이다. 다만 횡성희망신문(지역신문)에 알리고 싶은 의견은 횡성희망신문에 직접 전했으면 한다.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저작권자 © 횡성희망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만회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스포츠
여백
신문사소개ㆍ기사제보ㆍ광고문의ㆍ불편신고ㆍ개인정보취급방침ㆍ청소년보호정책ㆍ이메일무단수집거부
(25234) 강원도 횡성군 횡성읍 앞들서2로 23(2층)  |  전화 : 033)342-1507  |  팩스 : 033)343-1507
등록번호 : 강원아00116(2012.02.08)  |  발행인 : 합자회사 횡성희망신문 조만회  |  편집인 : 조만회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용희
계좌 : 합자회사 횡성희망신문 농협 351-0755-0672-03  |  이메일 : hschamhope@naver.com
Copyright © 2026 횡성희망신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