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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만회 횡성희망신문 대표 |
코로나 시대는 투명하고 공정한 행정만이 비대해진 행정 권력의 폐단을 막고 주민들의 자유와 권리를 지켜줄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수도권과 원주와 같은 일부 지방에서 신규 확진자 수가 대폭 증가하면서 ‘3차 유행’이 본격화 하는 양상이다. 지역 감염자가 최초로 발생한 횡성도 코로나19의 지역 감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지난 21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로 격상했다. 수도권은 24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상향 조정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될수록 일상 생활과 경제 활동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는 하지만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축소되고 국가와 지방 행정 권력이 비대해진다.
위기 대응을 빌미로 거대 정부가 해결사로 재등장하고 방역이 정부의 중요 업무로 자리 잡고 국가안보의 영역으로 편입될 것이다. 또 세계의 거의 모든 정부가 집중하고 있는 ‘돈 풀기’를 통한 경제 살리기와 경제 간섭이 당연시되고, 재정 확대로 정부의 권력 지형은 넓어질 것이다. 이동 금지나 GPS 위치추적 같은 개인의 자유 침해가 뉴 노멀(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것들이었지만 코로나가 장기화될수록 이런 경향은 더 강화될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지난 9월 24일 국회에서 처리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감염병예방법) 개정안이다. 개정된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정부와 지자체장은 감염됐거나 감염이 의심된 장소에 대해 '시설폐쇄' 명령이 가능해졌다. 또한 위치 정보를 포함한 개인의 민감한 정보의 수집·요청이 가능하며 거부할 경우 처벌할 수 있는 권한도 갖게 됐다. 이밖에 지자체장은 감염병과 재난에 대비해 물자를 비축할 수 있는 권한도 갖게 됐다. 의약품·장비 등을 비축·관리하고 재난 상황 발생 시 이를 지급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사실상 전시 '징발'에 가까운 규정이라 할 수 있다.
한편 국가 권력의 비대화를 초래할 수 있는 감염병예방법 개정안의 내용이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개인의 자유와 권리 침해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국민들은 감염병예방법을 대체로 수용하는 분위기다. 왜 그럴까. 일각에서는 우리 국민성이 사익보다 공익을 중시하고 개인보다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는 측면이 강해 코로나에 걸리면 주변에 민폐를 끼치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지역 감염자가 없었던 횡성에서 지역 감염자가 발생하기 전까지 공직 사회는 물론 일반 주민들까지 ‘자신이 최초의 지역 감염자가 되면 어떻게 하나’ 하는 우려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얘기가 광범위하게 퍼진 것도 이 같은 국민성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확진자의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확진자가 되었을 경우의 사회적 비난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행정 권력의 통제를 받아들이게 된다.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봉쇄, 집회와 종교활동 제한, 이동 제한 등의 방역 조치를 취하면서 국가 권력의 비대화를 용인하는 분위기다.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조차 정부 기능의 강화를 언급할 만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로 인해 큰 정부에 대한 강한 욕구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국가의 국민에 대한 통제력이 더욱 커지면서 그에 비례해 시민들의 자유와 권리 제한에 대한 우려도 증가하고 있다. 지나친 국가 권력의 강화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적지 않은 것이다.
횡성과 같이 주민들의 행정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제왕적 군수의 폐단들이 강하게 남아 있는 지역에서 코로나로 인해 지방 행정 권력이 비대화 된다는 것은 행정의 주민 지배력이 더욱 강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행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불투명하고 불공정한 행정은 주민들의 정당한 권리마저 침해하고 지역 사회의 불공정을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투명하고 공정한 행정만이 코로나 시대에 비대해진 행정 권력의 폐단을 막고 주민들의 자유와 권리를 지켜줄 수 있다. 이것이 국가와 시민의 자유 사이에 균형을 맞추는 길이다.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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