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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만회 횡성희망신문 대표 |
말은 인격과 인식을 비추는 거울이다. 바른 생각 속에 바른 언어를 사용해 타인과 관계 맺기에 성공하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해 보자.
필자가 가족끼리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귀에 거슬리는 말을 하는 딸에게 무심코 “예쁘게 말해”라고 했다가 아내에게 거센(!)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 귀에 거슬리는 바르지 못한 말을 했을 때는 ‘바르게 말해’라고 하지 않고 딸에게 ‘예쁘게 말해’라고 하는 것은 다분히 성차별적인 의미가 내포된 잘못된 언어 사용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아내의 지적은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문화 속에서 살아온 필자의 잘못된 인식이 언어에 그대로 투영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만들어 주었다. 만약 아들이었다면 “예쁘게”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을 터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홀로 태어나지만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그리고 타자와의 ‘관계 맺음’의 핵심 수단이 바로 언어다. 관계 맺음의 성격에 따라 사람들은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 공적인 자리에서 발표를 할 때, 회사에서 다른 동료들과 회의를 할 때. 친한 친구들과 대화를 할 때, 가족들과 대화를 할 때 등 관계 맺는 사람들의 성격에 따라 사무적인 언어로 사람들을 대하기도 하고 편한 자리에서는 말 하나하나에 크게 신경 쓰지 않으면서 대화하기도 한다.
이렇듯 사람들은 자신과 관계 맺는 사람들의 성격에 따라 적절한 언어 사용에 주의를 기울인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는 속담에서 보듯 언어는 타자와의 관계 맺음의 성패를 좌우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언어가 타자와의 관계 맺음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힘이 있는 이유는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인식과 사회관이 언어 속에 그대로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잘못된 생각이 담긴 언어를 사용하게 될 경우 타자와의 관계에 금이 가고 신뢰를 상실해 천 냥 빚을 갚긴 커녕 천 냥 빚을 지거나 망신을 당하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다. 6월 말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본격적인 정치 활동을 시작한 그는 ‘대구 민란’ ‘주 120시간 노동’, ‘남녀 간 교제를 막는 페미니즘’ ‘후쿠시마 원자력 방사능 유출 없다’ 등 연이은 실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의 잇단 실언을 정치적 화법이 서투른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최근 구설수에 오른 자신의 발언들이 화법에서 생긴 오해일 뿐, 발언이나 인식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보는 것이다. 그는 이를 교정하기 위해 컨설팅을 받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화법을 교정하고 있지만 연이은 실언이 지지율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연일 나오고 있는 것을 보면 그의 실언을 화법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기보다는 그의 인식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잇단 실언으로 지지율이 하락한 윤 전 총장의 사례는 사람들이 언어를 통해 타자의 인식을 가늠하고 그 인식에 대한 평가를 통해 관계 맺기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결정한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최근 횡성문화재단 이사의 도를 넘은 언어 폭력으로 피해를 호소하는 민원이 제기됐다. 술자리에서 벌어진 일이라고는 하지만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여성에 대한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성적인 언어폭력이 정당화 될 수는 없다. 취중 진담이라는 말도 있고 보면 문화재단이사의 발언은 실언이라기 보다 그가 갖고 있는 ‘여성’에 대한 평소의 인식을 반영한 것은 아닌지.
언어는 인식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반대로 인식이 언어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곧 나의 말은 나의 인격과 인식을 비추는 거울인 것이다. 자신이 어떤 말을 하는지 성찰해 보고 바른 생각 속에 바른 언어를 사용해 타인과 관계 맺기에 성공하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해 보자.
횡성희망신문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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