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28일 횡성인 대표 정병무씨를 공직선거법상 단체의 선거운동 금지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선관위는 보도자료에서 정병무씨가 대표로 있는 사적 모임 회원들과 예비후보자 등 60여 명이 참석한 자리에서 특정 정당 성향의 세력을 결집하고 지지하는 등의 선거운동을 했다고 밝혔다. 또한 단체 대표 명의로 특정 정당을 지지·선전하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게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누군가의 주장이나 풍문이 아니다.
대한민국 선거관리기관이 조사 끝에 내린 공식 판단이다.
그런데 임광식 후보 측은 선관위 보도자료를 근거로 작성된 횡성희망신문 기사에 대해 "사실관계 왜곡", "허위사실", "법적 대응"을 언급하며 강한 반발에 나섰다.
군민들은 묻지 않을 수 없다.
"왜곡"이라면 선관위가 틀렸다는 것인가.
"사실"이 아니라면 선관위가 근거도 없이 특정 단체 대표를 경찰에 고발했다는 것인가.
"문제가 없다"면 왜 선관위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는가.
임광식 후보 측의 주장은 선관위의 공식 판단보다 더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해야 비로소 힘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공개된 자료들을 보면 오히려 의문은 더 커진다.
선관위가 문제 삼은 모임은 4월 26일 열렸다.그리고 불과 사흘 뒤인 4월 29일 횡성인 대표 정병무씨는 회원들에게 후원 요청 메시지를 보냈다.
그 메시지에는 "이제 우리가 힘을 모아야 할 때가 되었다", "본격적인 활동을 하려면 실탄 즉 자금이 필요하다", "선거운동에 필요한 용품을 구입하는 데 사용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도대체 무엇을 위한 활동인가.
도대체 누구를 위한 선거운동인가.
정병무 회장 스스로 회원들에게 보낸 메시지 속에는 "선거운동"이라는 표현이 분명히 등장한다.
그런데도 임광식 후보측은 횡성인은 "친목단체"이고 횡성희망신문의 보도는 "왜곡", "허위사실" 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군민들은 묻지 않을 수 없다.
선거운동 자금을 모으겠다는 메시지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인가.
선거와 무관한 친목 모임이었다는 주장이 사실인가.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비판 언론을 향한 압박이다.
임광식 후보측은 기사 작성 기자에게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는 중대범죄도 될 수 있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언론중재와 법적 대응 가능성도 거론했다.
그러나 언론이 보도한 내용은 선관위가 공식 발표한 고발 사실이었다.
언론이 해야 할 일은 선관위의 공식 발표와 지역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공적 사안을 군민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그것이 불편하다고 해서 언론을 향해 허위사실과 법적 대응을 들이대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일이다.
이번 사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횡성희망신문이 아니다.
임광식 후보도 아니다.
정병무 회장 개인도 아니다.
핵심은 횡성 정치가 또다시 사조직 논란의 한복판에 서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민선자치 이후 횡성 정치는 수십 년 동안 편 가르기와 줄 세우기, 패거리 정치라는 고질병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정책보다 사람이 앞섰고, 비전보다 조직이 앞섰으며, 군민보다 진영이 앞섰다.
선관위가 이번 사건을 고발까지 하며 경고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을 것이다.
사조직의 선거 개입을 방치하면 선거는 정책 경쟁이 아니라 조직 경쟁으로 변질된다.
그 피해는 결국 군민 모두에게 돌아간다.
임광식 후보 측은 정책 선거를 말한다.
그러나 정책 선거를 말하기 전에 먼저 답해야 할 질문들이 있다.
횡성인은 '왜''누구를 위해' 선거운동 자금을 모으려 했는가.
정병무 회장이 말한 '본격적인 활동'은 무엇이었는가.
선관위는 왜 단순 친목모임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는가.
군민들이 궁금한 것은 진실이다.
그리고 지금 임광식 후보 측이 해야할 일은 언론을 향한 '입틀막' 경고장이 아니라 군민을 향한 솔직한 해명이다.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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