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회(횡성희망신문 대표)

-조합장은 ‘갑질’을 그만하고 조합원들은 자기 이익만 추구하는 이기심을 버릴 때 모두에게 이익을 주는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다-

 변화의 봄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지난 11일에 치러진 농축협과 산림조합장 선거에서 공근 농협을 제외한 횡성의 모든 조합장들이 새로운 인물들로 물갈이 되었다. 깜깜이 선거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문제가 많았던 선거였기에 높은 인지도를 지닌 현직 조합장들이 우세할 것이라는 것이 지역의 일반적 전망이었다. 그런데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고 많은 지역민들의 놀라움을 자아냈다. 

 현직 조합장들이 거의 전패한 선거 결과에 대한 지역민들의 다양한 분석과 평가의 의견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한 다양한 의견들의 공통분모는 장기 집권한 현직 조합장들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만과 변화를 바라는 민심의 반영이라는 것이다. 

 현직 조합장들에 대한 지역 조합원들의 불만은 한마디로 정리하면 ‘갑질’에 대한 불만이다. 농협이든 축협이든 모두 생산자 협동조합이다. 조합장은 조합원의 농업 생산성을 제고하고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의 판로 확대 및 유통 원활화를 도모하며, 조합원이 필요로 하는 기술·자금 및 정보 등을 제공함으로써 조합원의 경제·사회·문화 지위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조합원들이 조합장에게 바라는 바였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었다. 평균 8000만원이 넘는 연봉과 막대한 판공비를 쓰면서도 조합을 비민주적이고 불투명하게 운영하고 조합장과 일부 조합의 임직원들이 힘없는 조합원들에게는 제왕적 권력을 휘두르며 이른바 ‘갑’의 횡포를 부렸다. 조합장들에게 기대했던 역할들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불만들이 이번 선거 결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새로 당선된 조합장들에게 지역민들이 바라는 변화와 혁신에 대한 기대 또한 크다. 농업인구의 고령화, 농산물 가격의 불안정과 생산비의 증가 등 농업 농촌이 당면한 문제뿐만 아니라 어려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불투명하고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기존의 조합 운영 방식을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바꾸고  조합원과의 합리적 의사 소통의 확대와 의견 존중을 통해 조합과 조합원이 다함께 성장 발전하는데 노력하는 조합장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지역민의 바람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먼저 조합장과 임직원들이 조합원 위에 군림하여 조합원의 권익향상 보다 자신들의 이익 증대에만 골몰하는 ‘갑질 문화’를 혁신하고 민주적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조합원들에 대한 공정한 대우와 권익 증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조합원들 또한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조합장과 임직원들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 이기심을 버리고 다함께 공존 번영하고자 하는 인식과 자세를 지녀야 할 것이다.

 사회 구성원 모두의 공동 번영을 추구하는 협동적 사회를 지향하며 만들어진 것이 협동조합이다. 새로 선출된 신임 조합장들이 이러한 협동조합의 정신을 망각하지 말고 지역민과 조합원이 바라는 모습으로 조합과 지역 발전을 위해 노력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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