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만회(횡성희망신문대표)
인간관계의 신뢰는 이권과 돈을 주고받아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아픔에 공감할 때 형성되는 것이다.
자원외교 비리로 검찰에서 조사를 받던 한사람의 죽음이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죽기 전에 남긴 메모와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자신과 관계를 맺어온 여권 실세들에게 준 자금을 폭로했기 때문이다. 국무총리, 박근혜 정부 1,2대 대통령 비서실장, 현 시도지사 등 ‘살아있는 권력’을 향해 정면으로 공격을 한 것이다. 그가 남긴 메모와 인터뷰의 내용에 언급된 ‘살아있는 권력’들은 한결같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마치 권력형 비리를 다룬 드라마의 한 장면을 보고 있는 것 같은 상황이 전개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많은 국민들은 ‘살아있는 권력’들의 추악한 단면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것 같아 분노를 넘어 씁쓸하기만 하다.
성완종 회장의 비극의 이면에는 그의 그릇된 가치관과 우리 사회의 ‘줄대기 문화’의 폐해가 자리 잡고 있다. 초등학교 중퇴가 전부인 그는 신문배달을 하면서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죽을 각오를 했고 결국 정글과 같은 세상에서 기업가로 자수성가를 했다. 그리고 권력을 향한 질주를 시작했다. 지방의 중소 건설업체 사장에 불과했던 그는 경남기업이라는 굴지의 건설회사도 인수했고 국회의원도 되었다.
그는 자서전에서 모든 일은 인간관계로 풀 수 있고 그 관계의 기반은 또한 주고받는 것에서 싹튼다고 언급했다. 가진 것이 돈밖에 없었던 그는 항상 권력에 줄을 대기 위해 권력의 주변을 맴돌며 돈으로 인간관계를 형성하고자 했다. 그는 성공의 처세에는 능했지만 결국 그의 잘못된 신념이 종국에는 그를 파국을 향해 치닫게 한 것이다.
우리는 평소에 동창회나 각종 조직에 가입하여 자신의 이익이나 영달을 위해 잘나가는 친구나 선배, 가진 자들을 쫓아다니며 인맥을 만들려고 혈안이 된 이들을 종종 목격한다. 이들에게 소위 잘나가는 사람들은 성공을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 이들은 권력이나 명예를 가진 자들에게 줄을 대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사과박스에 현금을 날라다 주는 것이고 그러다 보면 권력도 얻고 신분 상승도 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다.
성완종의 성공과 몰락이 남의 일이기만 할까. 횡성의 고질적 병폐인 ‘편가르기’도 따지고 보면 ‘줄대기 문화’의 다름 아니다.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살아있는 권력을 향해 줄을 대기 위해 이리저리 부유하는 이들을 우리는 무수히 목격한다. 살아있는 권력과의 거리에 따라 이익과 불이익이 명확하기 때문일 것이다. 더불어 내가 살아남기 위해 남을 짓밟고 음해하고 희생양을 만드는 우리 사회의 잔인함까지 닮아 있다.
살아있는 권력도 언젠가는 죽는다. 권력에 줄을 대 남을 짓밟고 성공하려는 시도가 얼마나 위험하고 자신을 망치는 것인지, 인간관계의 신뢰는 돈과 이권을 주고받아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을 때 형성된다는 것을 성회장의 비극은 잘 보여주고 있다.
횡성희망신문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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