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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편들기와 편가르기
이창조 기자 | 승인 2015.08.29|(87호)

기자(記者)로서 겪는 곤혹스러움 중의 하나를 꼽자면, ‘편들기’에 관한 오해가 아닐까 싶다.

기자의 역할은 단순히 ‘사실’관계를 전달하는 것만이 아니다. 사실관계에 기초해 ‘판단’도 하고 ‘의견’도 갖는 게 기자의 일이다. 즉, 사실의 전달과 해석을 동시에 해야 하는 것이 저널리스트가 되고자 하는 기자의 소임(所任)인 것이다.

‘판단’과 ‘의견’을 표현하는 순간, 그것은 부득이 어느 한 입장에 대한 ‘편들기’가 되지 않을 수 없는데, 그 때문에 항의를 받거나 호의를 받는 일은 기자로서 피할 수 없는 일상이다. 그런데 곤혹스럽다고 한 것은 ‘항의’를 받아서가 아니다. ‘편들기’를 ‘편가르기’로 확대해 규정지어 버리는 시각들이 곤혹스러운 것이다.

올해 들어 횡성희망신문에 ‘스포츠’ 섹션이 만들어지면서 체육회는 나의 주된 취재대상이 됐다. 어떤 때는 체육회의 행정을 비판하는 기사가 나가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체육회의 행정을 홍보하는 기사가 나가기도 한다. 그럼 기자는 대체 ‘누구 편’인 걸까?

이번 호에서 나는 상반된 입장이 대립하는 몇 가지 사건들을 취재하고 기사를 썼다. ‘화장장 논란’이 그러했고, ‘한우협동조합과 농협’ 사이에 발생한 사건도 그랬다. 그 기사들에 유감을 느낀 독자들도 적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기자의 ‘편들기’에 불만을 느낀 독자는 기꺼이 ‘항의’의 목소리를 내주길 바란다. 그러나 편들기를 ‘편가르기’로 확대하지는 말아줄 것을 부탁하고 싶다.

이미 횡성희망신문을 둘러싼 몇 가지 ‘편가르기’식 비난을 들어봤다. 예컨대 “ㅇㅇㅇ라인의 신문”이라거나 “적(敵)을 이롭게 하는 신문”이라는 식의 표현들인데, 그 표현대로라면 희망신문은 더 이상 언론이 아니라 특정세력의 ‘기관지(機關紙)’일 뿐이다. 반대로 그러한 표현이 사실을 왜곡해 전달한 것이라면 그것은 ‘기자’와 ‘언론’을 상대로 한 심각한 모욕행위가 아닐 수 없다.

기자로서 일을 그만 두는 때까지 나는 끊임없이 누군가를 편드는 일을 하지 않을 수 없고, 또 그렇게 할 것이다. ‘편들기’를 위해 미리 정해둔 기준은 없다. 다만, 이왕이면 ‘쎈’ 사람들보다는 ‘약한’ 사람들, ‘가진’ 사람들보다는 ‘없는’ 사람들을 자주 편들고 싶다. 그렇다고 해서 기자로 일하는 한, ‘약한 사람들’ ‘없는 사람들’의 ‘영원한 한편’이 될 수도 없을 것이다. 때때로 그들의 입장도 기자와는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창조 기자  redfrog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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