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주민들도 모르게 (발전사업)허가가 날 수 있느냐.”
“허가 다 났는데 이제 와서 무슨 사업설명회냐.”
지난 8월 8일 조곡리 마을회관에 모인 주민들이 거센 항의와 불만을 쏟아냈다. 조곡리 3-2번지 일원 6532㎡에 9.9MW(메가와트)규모의 바이오-SRF(에스알에프)발전소(이하 발전소)를 운영하려는 업체 측이 지난 6월 30일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전기위원회(이하 위원회)로부터 발전사업허가를 받은 이후, 뒤늦게 주민들을 상대로 사업설명회를 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위원회에서 사업허가를 심의할 경우 주민동의는 법적인 강제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발전소예정지 주민들의 불만과 민원이 많아 “주민수용성”을 판단하기 위해 주민의견을 묻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주민반대가 허가심의에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지만 고려대상인 것이다.
주민의견을 일일이 확인할 수 없는 위원회는 통상 해당 지자체에 의견을 묻는데, 횡성군은 6월 11일 “민원발생 우려가 높은 사업이므로 지역주민과 충분한 사업설명, 의견청취 등을 통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이후 6월 26일 위원회의 심사가 있기까지 조곡리 주민들에게 업체 측이 사업설명회를 하거나 주민총회가 열린 적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주민들도 모르게 사업허가가 난 것이 알려지면서 분노한 주민들은 업체 측이 8일 열려던 사업설명회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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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조곡리에 발전소를 운영하려는 업체 측의 사업설명회가 주민들의 거부로 무산된 후 열린 주민회의에서 조곡리 이장(서있는 이)이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
설명회가 무산된 이후 열린 주민회의에서는 조곡리 김인택 이장에게 불만이 쏟아졌다. 김 이장 등 마을주민 일부가 발전사업 허가가 난 이후 업체 측의 경비지원을 받아 7월 29일부터 30일까지 1박2일 일정으로 제주도의 발전소 한 곳을 견학하고 왔기 때문이다.
업체 측의 경비로 다녀온 것과 견학단의 대표성에 문제가 있다는 주민들의 지적에 대해 김 이장은 “(발전소가 좋은지 나쁜지)뭘 모르는데 어떻게 주민설명회하나...발전소와 관련해 임원이 구성된바 없”고 “마을 대표로서” 다녀왔다고 주장했다. 김 이장은 업체 측의 경비로 견학을 다녀온 이유에 대해서는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았다.
위원회 허가심의과정에 주민동의서가 제출됐는지 여부도 논란이 됐다. “이장 동의없이 허가난거냐“는 주민물음에 김 이장은 “저는 도장찍어준 바 없다. 우리 마을에서는 아직 누구도 찬성한 사람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위원회의 답변은 달랐다. 기자가 위원회에 확인을 요청하자 “일부이긴 하지만 주민동의가 있다”고 했다. 또 “(조곡리에서)마을회의도 했”고 “(발전소 예정부지의) 토지매매계약서”도 제출돼 심사위원들이 주민수용성을 판단하는데 고려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이장을 비롯해 마을임원들은 “동의서를 낸 바 없다”고 입을 모았다. 김 이장은 “(자신은) 동의서를 낸 바 없고 누가 동의서를 냈는지도 모른다”고 거듭 주장했다.
발전소 반경5km가 피해지역...읍내 전역, 우천, 갑천면 예상
환경피해 ‘있다’ ‘없다’의견 갈려
회의에 참석한 주민들은 발전소 운영에 따른 직간접적인 피해를 걱정하며 발전소건설을 반대했다. 소각과정에서 다이옥신이나 수은 등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나올 가능성, 소음과 연기 등으로 인한 생활환경피해, 기피시설이 들어오는 데 따른 재산권 하락 등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날 회의에는 영영포리와 추동리 등 인근 마을 대표와 주민들도 참석했는데 “반경 5키로 안의 마을에 발전기금을 준다, 이거 왜 주냐, 그냥 잘 살라고 주는 거냐”며 발전소 운영에 따른 피해가 조곡리에 그치지 않는 문제점과 피해범위에 있는 인접 마을 대표에게조차 발전소 건설을 알리지 않은 점이 지적됐다. 김 이장은 “횡성읍, 우천 다 들어간다. 수십명 이장을 어떻게 부르냐. 나중에 횡성군이 운영회의 할 때 이야기하”라며 인근 마을의 의견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회의는 반대하는 주민들의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견학가봐야 업체 입장을 대변할 뿐 별 의미가 없다”며 “발전소로 피해를 보고 있는 다른 지역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필요가 있다. 대책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주민제안에 따라 발전소반대를 위한 대책위를 구성하는 데 합의하는 선에서 끝났다.
8일 있은 회의 이후 현재까지 조곡리 마을임원들의 회의가 잇따라 열리고 있는데 김 이장은 19일 기자를 만난 자리에서 ‘발전소 건설 반대대책위’가 아닌 ‘발전소사업에 대한 대책위’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했다. 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있는 한편 ‘어차피 들어올 거면 마을발전기금을 줄때 받아야’한다는 의견, ‘중립’의견까지 입장이 갈려 발전소 건설을 둘러싼 갈등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용희 기자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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