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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만회(횡성희망신문대표) |
집행부를 감시 견제하는 일은 정책의 결정에서 출발한다. 예산심의는 정책결정의 관건이다. 자신들에게 주어진 권한과 책무조차 모르고 있는 횡성군의원들에게 연간 수천만원의 예산을 써야 하는지 의문이다.
얼마 전, 횡성군 의회가 2차 추가경정예산을 통과시켰다. 그런데 심사보고서 내용이 가히 충격적이다.
횡성군 의회는 “일부 사업은 구체적인 정책 방향의 공감대가 조성되지 않았거나, 세부적인 집행지침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 임에도 이를 성급하게 추경 예산에 계상함으로써, 마치 예산안 통과 여부가 시책을 결정하는 양상으로 비춰진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지역민들의 공감대도, 세부적인 집행지침도 없는 정책이어서 문제라면 의회의 예산심의 의결권을 활용해 거부하거나 수정을 요구했어야 했다. 예산이 뒤따르는 모든 횡성군 정책을 최종결정하는 권한은 의회에 있다. 예산이 의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 횡성군이 정책을 아무리 펼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예산을 심의해 정책을 최종결정하라고 있는 게 의회인데, 횡성군의원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의회의 권한이 자못 불만인 모양이다. 도대체 횡성군의원들이 생각하는 의회의 권한은 그럼 뭐란 말인가.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예산안 심의에...위원들의 객관적이고 공정한 심사에 큰 부담으로 작용되고 있는 바...각종 민원이나 정책사업의 시행 여부에 대한 책임 소재를 군의회에 전가하는 무책임한 처사”라며 “향후에는 이와 같은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집행부의 각별한 주의와 개선을 강력히 촉구”했다.
의원들이 쏟아놓은 불만들을 보면, 단지 같은 당 소속이라는 이유로 ‘공감대도 없고’ ‘내용도 부실’한 정책과 그에 따른 예산을 ‘울며겨자먹기’로 통과시켰다는 것인지, ‘객관적이고 공정한 심사’를 했다는 것인지 아리송하다.
횡성군의회는 정책사업의 시행 여부에 대한 책임 소재를 군의회에 전가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정책을 결정하는 의회의 고유권한을 집행부가 보장했다가 되려 욕만 먹은 황당한 경우다. 한마디로 대접은 받고 책임은 지고 싶지 않다는 것인데 이럴 거면 의원들에게 왜 연간 수 천만원의 세금이 나가야하나.
집행부를 감시 견제하는 일은 정책의 결정에서 출발한다. 예산심의는 정책결정의 관건이다. 자신들에게 주어진 권한과 책무조차 모르고 있는 횡성군의원들의 용감한 호통에 기가 막힐 뿐이다.
횡성군의회는 올해 추경 예산을 신청해 수백권의 책을 샀다. 주민들을 위해 샀다고 하는데 먼저 의원들부터 읽을 일이다. 의원사무실 앞에 꽂혀있는 책이라도 보며 의회가 왜 있어야 하고 의원들이 할 일이 무엇인지 기본적인 공부부터 하기를 원한다면 너무 지나친 기대일까.
횡성희망신문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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