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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민중은 개, 돼지
횡성희망신문 | 승인 2016.07.28|(109호)
조만회(횡성희망신문대표)

횡성의 기득권세력은 민중을 개, 돼지로 보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고위공직자의 망언을 계기로 자신들을 돌아봐야

 

얼마 전 역사 교과서 국정화와 누리과정, 대학 구조개혁 등 교육부의 핵심정책을 맡고 있는 고위공무원이 기자들과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서 역사에 길이 남을 망언을 했다. 신분제를 공고화해야 하고 국민의 99%는 민중이고 그 민중은 1%의 엘리트들이 먹고 살게만 해주면 되는 개, 돼지라 한 것이다. 그는 여기에 그치질 않고 최저 임금을 받으며 컵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해야 할 수밖에 없었던 우리 사회의 전형적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로 구의역 스크린도어 고장 수리를 하다가 열차에 치여 숨진 19살 청년의 죽음에 대해 “내 자식처럼 생각되어 가슴이 아프지 않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게 어떻게 내 자식처럼 생각되나? 그렇게 말하는 건 위선이다”라고까지 했다. 나향욱이라는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한 말이다. 어떻게 우리나라 고위공무원 그것도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지는 교육부 공무원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수 있는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결국 ‘민중은 개,돼지’ 등의 망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나향욱 정책기획관은 지난 19일 열린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에서 파면이 의결되어 고위공무원으로는 품위손상을 이유로 파면당한 사상 첫 사례가 되었다.

그런데 심각한 것은 그의 망언이 한 개인의 비뚤어진 인식에서 나온 우발적, 개인적 일탈이 아니라 반민주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선민(選民)의식과 우월감에 젖어 있는 우리 사회 엘리트와 관료들의 의식을 그대로 반영하는 구조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그들은 민중을 무능하고 이기적이며 변덕스러운 천민으로 규정하고 이러한 민중들이 주도하는 민주주의는 중우(衆愚)정치로 전락할 수밖에 없기에, 능력있고 합리적인 엘리트들이 민중을 통제하고 정치를 이끌어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게으르고 무능한 민중들을 자신들과 같은 유능한 엘리트들이 먹여 살리고 있다고 자부한다. 또한 자신들과 민중들은 학벌과 가문 등의 출발선이 다르기에 계층세습이 고착화되는 것도 당연하게 여긴다.

이러한 왜곡된 인식을 갖고 있는 엘리트와 관료집단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나향욱의 망언은 단순히 개인적 일탈로 치부할 수 없는 자유와 평등의 진리와 정의에 어긋나는 방향으로 변질되고 있는 우리 사회의 기득권 세력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그들은 겉으로는 민중의 아픔에 공감하고 민중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한다고 말하지만 속으로는 자신들과 철저히 분리하고 배제해야 하는 이질적인 타자로 규정하고 있다. 그들의 마음은 타자인 민중에 대해 닫혀 있다. 마치 겉으로는 열려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네 짝의 문이 계속 안과 밖을 차단하도록 만들어 항상 닫혀 있는 회전문과 같다. 참으로 위선적인 존재들이다. 차라리 구의역 사고로 숨진 청년의 죽음에 대해 공감하지 못한다고 솔직히 말한 나향욱이 도리어 덜 위선적이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타자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고 마음이 닫혀 있는 사회는 희망이 없는 사회이다. 타자에게 마음을 열고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하는 사회가 될 때 우리는 비로소 미래의 희망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횡성의 기득권세력은 과연 민중을 개, 돼지로 보지 않고 민중을 향해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을까? 한 고위공직자의 망언을 계기로 자신들의 그간의 언행을 돌아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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