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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들은 금성분교에서 모두와 친해질 수 있는 사회성을 길렀고, 무슨 일이든 스스로 척척 해내는 진짜 질 높은 교육을 받았다.”[생물학자 이강운 박사의 생태이야기] (14)
횡성희망신문 | 승인 2016.09.01|(111호)

아직도 엉터리 경제성, 효율성 논리로 폐교 운운하니 가슴아파, 아이들의 개성대로 즐길 수 있는 작은 학교의 위대성 알아주었으면...아이들의 짐을 벗고 서식지 조성을 시작했다. 천천히.

숙제 때문에 다닌 학교가 아니라 소풍처럼 즐겁게 다닌 학교였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금성 분교는 천국이었고 막무가내로 아이들을 시골로 데려 온 나는 아내로부터 면죄부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몇 년 후에는 성공적으로 자녀 교육을 한 모범 사례로 고액의 강연료를 받으며 특별 강연도 몇 차례 했다. 순전히 아이들과 금성 분교의 힘만으로.

금성분교 도농교류에 참석한 학생들과 기념촬영 (지윤,혜윤,정인과 분교아이들)시골에 와서 학교를 다녀본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 나중에는 선발을 따로 해야 할 정도였다.

 최근에 금성 분교 폐교 이야기를 들었다. 20여 년 전 그 때도 폐교 이야기가 있었다. 전교생이 12명밖에 안 돼 아이들의 사회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는 엉터리 이유를 내세우며... 오히려 내 아이들은 이 곳 분교에 다니면서 모두와 친해질 수 있는 사회성을 길렀고, 무슨 일이든 스스로 척척 해내는 진짜 질 높은 교육을 받고 있는데도.
 

초등학교 운동회는 동네잔치다. 아이들에게 금성 분교는 천국이었고 막무가내로 아이들을 시골로 데려 온 나는 아내로부터 면죄부를 받았다.

마침 학교운영위원장이기도 해서 대부분의 학부모들의 의견을 종합하여 전면에 나서서 극렬하게 반대를 했다. ‘농어촌의 학교는 단순한 교육 기관이 아니라 마을 공동체의 중요한 축이고 한 번 사라지면  학교는 다시 세우기 힘든 것 아니냐?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갑천 하대리, 상대리 동네를 아예 버리겠다는 뜻이니 절대 안 된다’. ‘만에 하나 폐교시킨다면 아이들을 순환 버스에 시달리게 하면서 갑천초등학교에 보내느니 차라리 서울로 전학을 시키겠다’는 강력한 항의를 했다.
 없던 일로 됐지만 아직도 그 엉터리 경제성, 효율성 논리로 폐교를 운운하니 가슴이 아프다. 스마트폰 하나에 세상의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인공 지능 ‘알파고’는 이미 인간 영역을 넘어서는 시대다. 단순한 지식의 전달이나 획일화 된 시스템을 주장하는 구시대의 교육을 주장할 일이 아니라 아이들의 개성대로 즐길 수 있는 작은 학교의 위대성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도농교류학습을 금성 분교에서 3년 정도 시행했다. 처음에는 주변 친구나 지인들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했는데 시골에 와서 학교를 다녀본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 나중에는 선발을 따로 해야 할 정도였다. 서울이나 큰 학교의 학생들은 미니학교보다 가진 게 많지만, 미니학교는 서울이나 큰 학교의 학생들보다 부족한 게 없어 행복할 수 있었다고 학부모들은 이야기 한다. 아주 작은 학교의 적은 학생들만이 특권을 누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 때 금성 분교에 다녔던 아이들이 지금도 그 시절을 이야기하고 마치 외가 집처럼 푸근한 곳으로 생각하니 이 또한 분교의 덕 아닌가. 

갑천중학교 생태 탐사반. 아들놈은 이때의 경험으로 대기업에 특채됐다. 미래 우리 아이들의 비교 판단능력이나 비판적 사고는 창조적인 미니 학교가 더 적합하다는 것을 알고 소규모학교를 폐교하지 않았으면 한다.

 내 아이들은 더 큰 덕을 봤다. 대학 논술 시험을 볼 때 분교 시절 친구들과 어울려 동아리 활동했던 사물놀이 이야기와 뚱딴지같은 소똥구리 이야기로 행복의 관점을 이야기 한 둘 째 아이가 특별한 생각 때문에 서울교대에 입학을 했다. 아들놈은 시골에 살면서 갑천 중학교 재학 시절(전교생 23명) 생태 탐사반에서 활동했던 이력과 곤충 사육한 남다른 경험 때문에 LG 생활건강에 특채되었다. 바야흐로 보다

창조적이고 특별한 경험이나 지식을 요구하는 시대이고, 미래 우리 아이들의 비교 판단능력이나 비판적 사고는 창조적인 미니 학교가 더 적합하다.

사실을 꼭 기억하고 횡성의, 갑천의 큰 장점이 될 수 있는 소규모 학교의 폐교를 더 이상 거론하지 않았으면 한다.

 아이들에 대한 무거운 짐을 벗은 나는 본격적으로 곤충과 환경이 완벽한 균형을 이루는 서식지를 만드는 일을 시작했다. 사람의 상처는 생겼다가 낫고, 또 아프다가 여물기도 하지만 환경은 한 번 망가지면 회복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회복되더라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므로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삽질을 시작해야 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자연에 대한 두려움이나 과학적 근거 없이 수 십 조를 쏟아 붓고 만든 최대국책사업 4대강 사업이 돌이킬 수 없는 환경 재앙으로 돌아 와 앞으로 지금까지 쓴 돈보다 훨씬 더 많이 들어가야 하고, 돈을 쏟아 붓는다 할지라도 막히고 고인 강은 결코 회복할 수 없다는 현실이 이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올해 끔찍이도 더운 여름을 보내면서 녹색으로 강 전체가 물들은 4대강, 똥물 수준이라고 일컫는 낙동강을 보면 그 당시의 두려움은 당연한 일이었다.
 사실 내가 앞으로 만들어야 하는 환경이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과연 환경과 곤충을 위해서 좋은 보금자리가 될지, 어디에서도, 누구에게도 자문이나 해답을 얻을 수 없으므로 정해진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 백지에 무언가를 그리는 일이었다. 기본적으로 물을 얻고 바람을 갈무리하는 장풍득수(藏風得水)의 개념을 갖고 너무 급격한 변화는 생물들이 감내하기 어려우므로 천천히 서식지 조성을 시작했다. 내 마음대로 환경을 조성하는 일은 정말 위험한 일이었지만 그래도 자연을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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