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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소멸
조만회 | 승인 2016.10.10|(113호)
조만회(횡성희망신문대표)

지진은 자연재해이다. 인간의 힘으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지역의 소멸은 인간이 만든 재앙이다. 인식과 발상의 전환을 통해 주민들이 가능한 것부터 노력하면 지속가능한 지역으로 거듭날 수 있다.

지진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우리나라에서 지진관측사상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 추석 직전 경주에서 발생했다. 지금도 여진이 계속되어 많은 사람들이 지진 공포에 떨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대처는 너무나 미흡하고 정부를 믿을 수 없는 시민들은 지진에 대비한 물품을 마련하는 등 각자도생의 길을 찾고 있다. 모두가 이전에는 경험할 수 없었던 재난 앞에 허둥거리는 모습이다.

그런데 이보다 더 치명적인 재앙이 우리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와 그로인한 ‘지방소멸’이라는 재앙이다. 얼마 전 정부 연구 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저출산 고령화와 젊은 층의 유출로 30년 후 전국 기초자치단체의 3분의 1 이상이 소멸 위기에 놓일 것이라고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 226곳 가운데 이미 84곳(37.2%)은 올 7월 말 현재 20~39세 여성 인구가 65세 이상 인구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져 '지방 소멸' 위험에 든 것으로 집계됐다.

저출산을 겪는 일본에서 유래한 '지방 소멸' 개념은 지역 내 신생아 증가 가능성이 미미한 상태로 한 세대(30년)가 지나면 기존 인구가 급격히 줄어 해당 지역 내 산업 및 생활 기반 붕괴가 불가피한 것을 말한다. 행정자치부 주민등록 인구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도 지난 7월 말 65세 이상 인구는 690만2822명으로 20~39세 여성 인구(689만7735명)를 처음으로 역전했다.

횡성도 고령인구가 20%를 넘어 초고령화사회에 접어든지 오래다. 군에서는 ‘인구 10만의 수도권 횡성’을 외치면서 인구 늘리기를 역점으로 추진한다고 하지만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어림없다. 횡성이 소멸의 위험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지역이 되기 위해서는 지역의 주민, 정치인, 공직자들의 인식과 발상이 시대의 변화에 맞게 변화해야 하지만 과거 인구팽창과 압축 성장시대의 패러다임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야할까? 무엇보다 한정된 예산과 지역의 자원을 지속가능한 지역을 만드는 일에 우선 투입해야 한다. 지금처럼 주민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노년층의 표를 의식에 노년층에게 과도한 선심성 예산을 집중적으로 투입하는 것을 지양하고 교육과 문화 등 미래세대를 육성하고 젊은 층이 정주할 수 있는 사회 경제적 여건을 개선하는 데 집중 투자해야 한다.

횡성의 아이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지역을 지키며 자부심을 갖고 살아가겠다고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마을마다 만들어지고 있는 게이트볼장예산의 일부라도 중단된 고등학교 무상급식 예산으로 편성해 무상급식을 전면 재실시해야 한다. 소수의 명문대 출신들이 중앙 정관계에 진출해 지역을 위해 많은 예산을 따올 것을 기대하면서 명문대 입학을 목표로 소수의 엘리트를 육성하겠다는 인재육성관의 운영방식도 전면 개편해야 한다. 지금 횡성이 육성해야 할 인재는 지역을 지키고 발전시킬 인재들이다. 그들이 지역에 정착을 하고 자신의 꿈을 실현시킬 ‘지역밀착형 인재육성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지금처럼 횡성을 떠날 소수를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입해 지역을 지킬 수 있는 다수의 아이들을 소외시키는 구조는 소외된 아이들을 양성하고 소외된 아이들은 소외로 인해 미련없이 지역을 떠날 것이기 때문이다.

횡성의 기성세대들은 젊은 층이 지역에서 자리 잡고 살아갈 수 있도록 양보와 배려를 해야 한다. 지역의 자원과 ‘자리’를 독점하고 젊은 세대들에게 물려주려 하지 않고, 젊은 세대에게 줄서기와 복종을 강요할 뿐이라면 기성세대의 높은 기득권 장벽 앞에서 좌절한 젊은 세대들은 희망이 없는 지역에서 계속 살아갈 이유가 없기 때문에 떠난다.

아기 울음소리가 끊기고 미래세대의 아이들과 젊은 세대가 사라진 지역은 소멸할 수밖에 없다. 지진은 자연이 만든 재해이다. 인간의 힘으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횡성이 직면한 ‘지역소멸’의 위기는 인간이 만든 재앙이다. 인간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발상과 인식을 전환해 지역과 주민들이 할 수 있는 가능한 것부터 찾아 노력해야 한다. 30년 뒤 횡성이라는 지명이 지도상에서 사라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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