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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만회(횡성희망신문대표) |
부패 사회의 한정된 갑질 소비자만 보지 말자. 김영란법은 청렴 사회 다수의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명품 횡성한우가 되는 기회다.
마침내 한국 사회와 문화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김영란법이 시행되었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면서 곳곳에서 많은 진통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9월 30일 횡성한우축제위원회가 주최한 횡성한우포럼은 이러한 진통의 한 단면을 그대로 보여줬다. 이번 포럼은 최근 시행된 김영란법이 한우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방안이 주제였다. 주제발표자들은 김영란법의 시행으로 한우 소비심리 위축을 우려하면서 대응방안으로 저비용 생산기조 마련, 한우 직거래 대상 사업 확대, 다양하고 새로운 유통 경로 확대를 제시했다. 하지만 포럼에 참석한 축산 농가들은 김영란법의 시행으로 힘없는 농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며 정부에게 현실적 대책 마련과 지원 확대를 강하게 요구했다.
김영란법은 우리 사회의 많은 것들이 변할 수밖에 없게 하고 뜻밖의 고통도 발생시키고 있다. 그래서 혹자는 한국 사회를 김영란법 시행 이전과 그 후로 구분해야 한다고도 말한다. 한국 사회는 인간관계에 있어 정(情)을 중시하고 학연, 지연 등의 연줄을 중시하는 인정 사회, 연줄 사회이다. 인정과 연줄은 과거 어렵고 수평적인 인간관계가 남아있을 때는 서로 돕는 상부상조의 미덕의 기반이 되기도 했지만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하고 빈부격차, 계층의 고착화로 수직적인 인간관계 즉 ‘갑을 관계’로 변질된 현재에는 도리어 부정부패의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간관계의 정을 중시하는 인정 문화는 개인적인 친분 관계를 더 공고히 해주는 장점이 있지만 어느 순간 친분을 빙자해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기 위한 접대 문화가 되어 부정청탁의 수단으로 변질됐다. 인정 문화가 접대 문화로 변질되면 인정은 사라지고 이해관계만이 남는다. 최근에 불거진 로비 판사, 로비 검사는 이러한 접대 문화의 폐해를 잘 보여준다.
접대 문화의 중심에 한우가 있는가? 한우는 명절 선물로 정치인, 고위공직자 등 소위 우리 사회의 ‘갑’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품목 중 하나다. 특히 전국에서 가장 고가인 횡성한우를 선물로 받는 기쁨이 컸을 것이다. 불과 만원을 더 내고 홀인원을 했을 때 누구나 라운딩비를 뛰어넘는 횡성한우선물세트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사라졌을 때 해당 골프장이 강력하게 반발했다. 장학금이 줄어들까 걱정됐다면 골프장 예산으로 횡성한우를 계속 제공하거나 그만큼 골프장이 장학금을 내면 됐을 일이다. 골프장이 강력하게 반발한 것은 영업에 타격을 줄 만큼 횡성한우의 선물(혹은 뇌물)로서의 위력이 크기 때문에 아니었을까?
그러나 이제 김영란법의 시행으로 ‘갑’들은 횡성한우를 선물로 받는 기쁨을 더 이상 누리기 힘든 상황이 됐다. 김영란법이 정한 선물비 5만원에 맞춰 횡성한우 선물 세트 구성이 어렵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축산농가들이 한우의 소비 위축과 그로 인한 피해를 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
국제투명성기구가 공공영역의 부패수준을 평가한 2015년도 부패인식지수(CPI)에서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56점을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69.9점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으로 OECD 34개국 가운데 27위로 하위권이다. 2012년 56점이래 수년간 제자리 점수다. ‘공공부문의 부패가 일반적인 국가’라는 것이다. ‘갑을’의 인간관계와 접대 문화가 일반화 되어 부정 청탁과 부패에 대해 무감각해진 우리 사회의 현실을 보여주는 지표이다.
하지만 김영란법의 시행만으로 우리 사회가 부정부패가 사라진 투명하고 정의로운 사회가 된다고 믿는 이는 많지 않다. 역대 정부가 부패 척결을 한다며 갖가지 법과 제도를 만들어 시행했지만 실패했다. 법과 제도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김영란법의 성공 즉 공정하고 투명한 청렴사회는 우리 모두의 인식 개선이 수반되어야 한다. 김영란법에 대상인 공직자, 언론인, 교원 등 수많은 우리 사회의 ‘갑’들 속에 각인되어 있는 공짜 밥과 술, 골프 접대를 당연시 하는 그릇된 의식이 변화해야 성공할 수 있다.
사회가 깨끗해지면 모든 구성원의 경제적 실익이 커진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청렴도가 OECD 평균수준으로 개선되면 경제성장률 0.65%, 명목 GDP(국내총생산) 66억 달러(약 7조6000억 원) 상승효과가 있다고 한다. 법 시행초기에는 일시적으로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경제성장에 더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김영란법의 시행으로 대표적 접대 품목이었던 횡성한우의 소비가 단기적으로는 위축될 수 있지만 부패가 사라진 청렴한 사회가 되면 부의 공정한 분배와 그로 인한 대중들의 소비여력 증가로 오히려 횡성한우의 소비는 늘어날 기회를 갖게 된다. 함께 힘을 모아 많은 국민들이 횡성한우를 마음껏 소비하는 그날을 만들어가자.
횡성희망신문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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