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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몰이 소리, 그 멋진 한(限)의 가락들..Photo Essay 소몰이 소리를 찾아서(마지막회)
횡성희망신문 | 승인 2017.01.24|(121호)

이러 ! 어디여 !이러이러! 말래말래 어디어디여
물은 많고 말래를 몰르겠는데 니가 잘 찾아간다
이러이러 어디어디여 어어치 이러이러! 어디어디어디여
말래말래 어디여 말래를 잘타고 나가야 논이 잘 익는다
이놈의 소야 잘 핸다 이러이러!
어디어디어디어디여 이러 어치 어디여
말르는 니가 나보다 더 잘 타는구나
이러이러 탑손만 쥐고 그냥 걸어가도 되는구나
이렁! 어디여 반달 같은 닷 마지기 다 넘어 간다
넘어서라 이놈의 소
저쪽 넘에로 넘어가서 삶아야 된다.
이놈의 소야 이러 어치-어디여 잘도 간다
채찍질도 잘 받고 이러이러 !어디어디여 어치!
두렁 밑에 들어 서거라 고만가자 이놈의 소야
어치 한 발짝 더 가면 너두 다리 아프고 나두 다리가 아퍼
어치 잘 두 들어 선다 이놈으 소 어디어디여!
말래말래 냉국에 짠지 쪼가리 뜨듯 말르를 잘 타는 구나
어디어디여 이러 어 어치! 고만 쉬어서 해자
나두 목이 마르구나
어이- 그릇 부신 물 이래두 뜸물 좀 갖다줘요 !
어치-! 

‘논 삶는 소리’ 홍진수(남.1937)/채록 정 재영

***

논 삶는 소리는
모내기하기 전
논바닥을 편편하게 하기위해
써레질을 할 때 부르는 소리다.

공근 다래골 사시는
소리꾼
홍진수 어르신.

언제 들어도
홍진수씨의 소리들은 걸기만 하다.
마치 옥시기 막걸리처럼
껄적지근하다.
당최
그의 입심을 당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또한 
그는 못하는 소리가 없다.
특히나
농사일 소리는 가히 일품이다.

호리소리, 겨리소리, 논매는 소리, 어러리 타령,
특히나 산판을 하면서 부르는 목도소리는 가히 압권이다.

그의 논 삶는 소리는
흡사 한 편의 판소리를 듣는 듯하다.
처녀 젖가슴보다도 더 말캉한 헤살미 친 논을 철버덕거리며
번지를 끌어대며 불러 제키는
논 삶는 소리는
참으로 구성지다.
아니
유장하다는 표현이 더 맞을 듯 하다.

***

논 삶기는
보통 겨리보다는 한 마리 소가 번지를 끄는
호리를 이용한다.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물쿠렁에서 하는 작업이라
소도
소몰이꾼도 힘들기는 매한 가지다.
그래서
힘들기에,
고되기에,
번지를 다루는 선군은
일의 고됨을 그렇게 소리를 함으로써 잊곤 했다.

논 삶는 소리는
일노래다(勞動謠).
일노래는 서민들의 일터에는 어디 든 있다.
노동의 고됨을 잊기 위해
이 땅의 서민들은 그렇게 노래를 불렀다.
아니 소리를 했다.

삶의 노래
恨의 소리를--
그래서 
농사 소리에는
우리의 삶이
오롯이
그대로 배어있다.

***

이제
횡성 어디메서도
그 구성지고 멋들어진 논 삶는 소리를 들을 수 없다.
빛바랜 흑백사진처럼
사라져버렸다.

굉음을 내는 트랙터 소리에 파 묻혀 버렸다.
안타깝게도..

***
우리네 농촌에는
일손을 놓은 지 오래 된 노인들만이
빈들에 허수아비처럼
휑뎅그레
농촌을 지키고 있다.
머지않아
그 신명나는 우리의 농사 소리들도
그네들 스러짐과 함께
이 땅에서
사라질 지도 모른다.
아니
사라지고 말 것이다

영영.

***

희망신문의 특별한 사랑과 배려로
우리 땅 횡성
고샅길과 골타데이를
봄부터 겨울까지
핀답하며
소몰이 소리꾼을 만나러 다녔다.

20 여 년 전
‘횡성의 구비문학’을 집필하기 위해
채록 작업을 할 때만해도
어느 마을,
어느 고샅길을 들어서도 소몰이 소리꾼은
쉽게 만날 수 있었었다.

그리고
20 여 년이 흘렀고
지금은
소를 이용한 쟁기질도,
소몰이 소리도,
소몰이 소리꾼도,
‘아슴아슴’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안타깝게도..

더 늦기 전에
우리의 소리들
이 땅에서 영영 사라지기전에
그 소리들
어떤 그릇이던 담아 놓아야 한다

그것은
당위다.
오늘을 사는

우리들 모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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