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각 지자체는 해마다 급수공사비를 결정하는 세부사항에 대한 기준금액을 고시한다. 해마다 국토교통부에서 해당년도의 기준이 되는 표준품셈을 발표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자체에서 정부 노임단가와 건설표준품셈을 고려해 정액단가를 고시한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상하수도사업소는 2014년 상수도정액단가를 고시하면서 2013년 단가를 적용했다. 상하수도사업소는 “다른 항목은 모두 (정부의)2014년 기준에 맞는데 계량기 및 보호통 설치비용만 2013년 기준이 적용됐다”고 했다. 다른 항목은 전혀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 인데 “착오”라는 것이 상하수도사업소의 해명이다.
착오가 발생한 배경에 대해서는 국토부가 해당년도의 기준을 발표하는 시기가 횡성군의 급수공사 설계시기와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날이 풀리는 4월에 봄철 공사가 시작되기 위해서는 이에 앞서 1월 말부터 공사설계를 하는데 이 시기에는 국토부의 기준이 고시되지 않아 2013년 기준을 적용할 수 밖에 없다면서 “다른 지자체도 통상 이렇게 하고 있고 허용된다.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횡성군이 2014년 정액단가를 고시한 것은 2014년 3월 7일. 국토부가 2014년 표준품셈을 고시한 것은 2014년 1월 1일이다. 국토부는 해마다 개정이 필요한 내용을 파악해 매년 1월 1일 개정된 내용을 공식발표한다. 이와 함께 각 지자체에 개정내용을 알리는 공문을 보내고 개정된 내용을 반영한 표준품셈자료집을 전국 지자체에 무료 배포하고 있다.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 국토부의 표준품셈 업무를 하고 있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도 해당년도의 표준품셈을 매년 2월 중순이전에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공사비 규모에 대한 지자체의 예측을 돕고 1월에 시작되는 공사도 있어 공사설계비를 변경하는 행정낭비 발생을 막기 위해서다.
국토부의 고시가 늦어 2013년 단가를 반영해야 할 상황도 아니고 유독 2014년에 횡성군 상하수도사업소만 해당 년도 표준품셈을 알리는 국토부 공문과 배포자료집을 못받았다고 볼 수도 없는 것이다.
물론 행정낭비이긴 하지만 2013년 기준을 적용해 미리 공사설계를 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상하수도사업소가 2014년 3월 7일 2014년 정액단가를 고시하기에 앞서 국토부의 고시내용을 확인하고 변경된 항목이 있다면 설계했던 내용을 수정했어야 했다. 상하수도사업소가 변경된 내용을 확인하지 않은 탓에 2014년 일 년동안 잘못된 단가가 적용될 수 밖에 없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이 됐다.
횡성군은 “3월 7일 정액단가를 고시하면서 변경된 내용과 일치하는지 확인하지 못했던 점은 잘못”이라고 인정했다. 공사비를 과다납부한 주민들에게는 해당금액을 반환하겠다고 했다. 횡성군은 2014년 급수공사 전체 규모를 대략 350여건 정도 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조규담씨를 포함해 급수공사비가 잘못 적용된 규모를 아직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2014년 급수공사 중 마을상수도나 횡성댐 지원지역인 청일면이나 갑천면처럼 국비보조로 급수공사가 진행된 경우에는 환급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횡성군의 입장이다. 국비가 보조된 급수공사를 제외하면 횡성군이 환급해야할 규모는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횡성군은 반환비용은 2014년 급수공사를 맡은 4개 업체로부터 환수받아 처리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같은 횡성군의 결정이 타당한 지는 의문이다. “국비는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는 횡성군의 발상은 지자체가 나서서 “국비는 눈먼 돈”이라고 주장하는 황당한 경우가 되기 때문이다. 횡성군이 공사업체에 부당이익을 의도적으로 제공한 것이 아니라면 국비보조 공사 역시 과다산정된 공사비 규모를 파악하고 업체로부터 반환받아야 마땅하다는 지적이다.
이용희 기자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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