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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만회(횡성희망신문대표) |
지역의 특색을 발전시켜 사람들이 찾고 싶은 매력을 만들 때 지역이 발전한다. 서울을 모방하는 것에는 그러한 매력이 없다. 서울을 모방하는 것이 발전이라는 생각을 이제는 바꿔야 한다.
횡성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 새로 개업한 식당, 새 옷, 새 차, 새 건물 등. 새 것을 좋아하는 것이 이상한 것은 아니지만 새 것을 좋아하는 이면에 새 것은 발전이고 낡은 것은 낙후된 것이라는 편견과 오해가 자리 잡고 있어 보인다. 그리고 그 발전의 기준은 ‘서울’이 다. 서울에서 유행하는 것을 따라하려 하고 서울을 닮아 가는 것이 발전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새 아파트가 들어서고 도로가 넓어지고 낡고 초라한 옛 건물들을 부수고 전국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개성없는 새 건물이 들어서는 것을 발전이라 여긴다. 이렇게 서울을 닮아 가고 지역의 특색이 사라지면 과연 ‘횡성’이 ‘서울’과 같아지고 지속가능하게 발전하는 곳이 될 수 있을까?
문재인 정부 국정의 화두로 부상한 정책 중 하나인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이러한 물음에 대한 하나의 해답이 있다. 정부가 매년 10조원씩 5년간 50조원을 투자해 전국 500개 구도심과 노후 주거지를 개선하는 것이 이 사업의 핵심이다. 지역의 특색을 살리면서 삶의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다. 지역의 특색을 만들고 발전시켜 지역의 경쟁력을 높이고 사람들이 찾아오고 살고 싶어 하는 지역을 만드는 것이 이 정책의 목표이다. 이런 측면에서 지역의 특색을 무시하고 전면적인 재개발 방식을 추구했던 이명박 정부의 ‘뉴타운 정책’과는 차별화된다.
그런데 낙후된 지역이 지닌 특색을 살리고 새로운 특색을 입혀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는 도시재생사업에서 가장 크게 우려되는 부작용 중 하나가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이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낙후한 구도심이 번성해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을 말한다.
경주 황남동이나 서울의 서촌, 익선동, 망원동, 연남동 등이 이러한 젠트리피케이션의 진통을 겪고 있다. 이곳들은 원래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예술가들이 많이 자리 잡으며 지역의 독특한 특색을 만들었고 사람들은 그 특색이 지닌 매력에 끌려 찾는 발길이 많아져 유동인구가 증가하게 되었다. 그러자 부동산 시세와 임대료가 급등했고 이로 인해 지역의 특색을 만들고 발전시켜 왔던 기존 세입자들이 높은 임대료를 견디지 못하고 떠나게 되면서 대형 프랜차이즈 점포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었다. 문제는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서 원래 이곳이 지니고 있었던 특색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을 찾게 만든 특색이 사라진 거리는 더 이상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장소가 되지 못한다. 그로 인해 자연스레 찾아오는 발길이 줄어들게 되어 떠난 사람들이나 남아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악영향을 끼친다. 모두가 손해를 보는 공멸의 길로 가게 되는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유동인구의 증가로 건물 임대료가 오르는 것을 강제적으로 막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자본주의 사회는 인간의 탐욕을 무한히 발현할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하는 체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낙후지역에 자리를 잡고 사람들이 다시 찾을 수 있게 지역의 특색과 매력을 만든 돈없고 힘없는 ‘약자’들이, 거대자본에 의해 자신들이 생기를 불어넣고 삶의 둥지를 튼 지역에서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을 막을 방도도 마땅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젠트리피케이션은 그 지역만이 가진 매력을 상실하게 만들고 아무도 이익을 보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지역 발전에 대한 열망이 높은 횡성도 새 정부의 정책 기조에 따라 도시재생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도시재생사업은 그 지역이 지닌 특색을 살려 사람들이 찾아오고 살고 싶은 매력을 만드는 사업이다. 지금처럼 단순히 ‘새 것’만을 선호하고 서울을 모방하는 것이 발전이라 여기면 사람들이 찾고 싶은 매력적인 지역을 만들 수 없다. 오래된 양조장, 좁은 골목길처럼 낡고 불편하지만 횡성의 역사와 특색을 지니고 있는 것을 발굴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그래서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횡성만의 매력을 만들어 사람들이 오고 싶은 횡성을 만드는 것이 또 다른 발전의 길이 될 수 있다. ‘새로운 발상’이 필요하다.
횡성희망신문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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