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한 사이로 대가성없다 주장...선고공판 2월 22일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규호(67) 횡성군수에게 징역 3년이 구형됐다.
26일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 1부(민지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한 군수에게 징역 3년과 추징금 699만여원, 물품몰수를 구형했다. 한 군수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와 부동산개발업 위반혐의로 구속기소 된 개발업자 최 모씨와 박 모씨는 각각 징역 1년 6개월과 징역 3년, 또 다른 건설업자 박 모씨에게는 징역 1년을 구형했다. 뇌물수수 및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횡성군청 공무원 이 모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과 589만여원의 추징금이 구형됐다.
한 군수는 피고인 심문과 최후진술을 통해 “지금 이 자리에 서 있는 제 자신이 한없이 부끄럽고 죽이고 싶은 심정이다.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고통스럽고 힘들다”며 “공인으로서 사려깊지 못한 행동을 한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후회한다. 저를 성원해주시고 많은 기대를 해주신 군민 여러분께 더더욱 송구하다”고 했다. 한 군수는 “선처해 주시면 공직이 끝나는 날까지 목민관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선처를 요청했다.
피고인들 “잘못 깊이 반성”선처호소...이유는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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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징역3년을 구형받은 뒤 한규호군수가 법원을 나가고 있다. |
이날 한 군수는 피고인 심문을 통해 “(뇌물을 제공한) 개발업자 최 모씨를 지역건설업자가 아닌 지역언론사 간부로 인식”했다며 “(돈을 받은 것은)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한 군수는 수사가 시작된 이후인 2017년 8월 최 모씨에게 받은 돈을 돌려준 자료를 재판부에 제출하며 양형에 참작해 달라고 했다.
대가성이 없다는 주장을 펴온 한 군수는 “부동산개발허가관련 절차에 대해 전혀 모른다”며 개발행위허가에 대해 군수에게 보고하는 경우는 “개발행위로 민원이 발생했거나 (한 군수가) 다니다가 개발되는 것을 보게 될 때 궁금해서 물어보는 경우”라고 했다. 담당과장이 북천리 개발건에 대해 보고한 것도 “(한 군수가) 앞으로 물어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서 보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모씨와 함께 뇌물을 제공한 박모씨의 문자메시지 “군수님 만났는데 잘 해결됐어”에 대해서는 “기억에 없다”고 답했다.
한 군수는 골프채 등을 제공한 또다른 사업가 박씨에게도 편의를 봐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교항리 폐공장 철거비 지원을 요청받았지만 “관문인데 흉물스러우니 어차피 개발할 거면 철거를 해달라고 했지만 굳이 해주어야 할 법적 의무도 없고 군청에서 필요성이 있어 개발하는 것도 아니어서”지원을 해주지 않았다고 했다.
한 군수 변호인은 “신분과 지위만 놓고 보면 개별사업자가 건넨 이익에 대해서 직무관련성을 부인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단순히 공여자와 수여자의 지위만으로 (뇌물여부를)단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 “피고인들은 (민선6기) 군수로 당선되기 이전부터 골프모임을 해오고 있던 절친한 사이로 모두 뇌물에 대한 인식이 많지 않았고, 한 군수가 개발행위절차에 관여한 바 없고 개발행위허가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만큼 뇌물죄를 적용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며 “피고인(한 군수)에게 억울함이 없도록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뇌물수수와 공무상 기밀누설 혐의의 횡성군청 공무원 이 모씨는 “민원을 처리하면서 가볍게 사람관계를 한 것에 대해 평생후회하면서 반성하면서 살겠다”면서 업무상 개발행위허가와 직접 관련이 없는 점, 누구나 열람가능한 공개내용이 대부분이어서 기밀문서라 할 수 없는 점 등을 들며 재판부에 “재판과정을 면밀히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피고인들과 변호인 측은 모두 “잘못을 깊이 반성한다”면서도 “30년간 외국에 살아 국내 사정을 잘 몰랐고(박 모씨)” “뇌물공여액이 천만원이 되지 않고(최 모씨)” “선거과정에서 상대후보편에 섰던 사람은 작은 지역사회에서 난처한 입장에 처하게 되는 점, 원래 베푸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또다른 박 모씨)” 등을 내세우며 선처를 호소했다.
한 군수의 선고공판은 다음 달 22일 오후 2시30분에 열릴 예정이다.
이용희 기자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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