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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에 안주하는 지도자들에게 미래를 맡길 순 없다
조만회 | 승인 2018.03.31|(148호)
조만회 (횡성희망신문 대표)

지금은 격변의 시기이다. 이런 시기엔 변화를 읽고 거기에 대응할 역량을 있으며 동시에 미래를 책임질 후계자를 양성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지금 횡성에 그런 지도자가 있는가?

 

진기엽 도의원이 군수 불출마를 선언했다. 갑질, 밀실, 편 가르기 행정의‘적폐청산’을 위한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지난해 7월 가장 먼저 군수 출마를 선언한 그였다. 세대교체를 내세웠기 때문일까. 그의 출마 선언 이후 세대교체의 대상이 되는 지역의 기득권세력들은 그를 향해 “내가 적폐란 말이냐... 선배도 몰라보는 건방진 x”, “나이가 있는데 아직은 일러 이번엔 말고 다음에 출마하는 게 적절해.”라며 그의 출마 선언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숨기질 않았다.

진기엽 의원의 정치지도자로서의 자질과 군수 출마의 적절성과 타당성 그리고 불출마 사유는 논외로 하기로 하자. 그의 불출마 선언은 2018년 현재 시점에서 횡성의 미래와 관련해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과연 어떤 사람들이 지역의 주요한 의사결정자로서 횡성의 미래를 좌우하는 ‘역할’을 할 것인가. 그리고 그 역할을 할 ‘지도자를 육성할 시스템’을 횡성의 기성 정치지도자들이 만들어 왔는가이다.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공동체의 운명은 그 공동체 구성원들의 다양한 가치와 역량의 결집에 의해 최종적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구성원들의 지향하는 가치의 다양성과 현실의 이해관계의 대립은 공동체가 나갈 미래의 방향성을 설정하기 어렵게 만든다. 따라서 현명하고 미래지향적인 공동체의 방향 설정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깊이 있게 생각하고 멀리까지 내다보는 덕목을 갖춘 정치 지도자들의 자질과 역할이 필수적이다.

전 세계에서 유래 없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성취한 한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끈 진영으로 현격하게 양분되어 서로 우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 받는 정치 지도자 그룹들이 존재한다. 그 정치 지도자 그룹에 대한 서로 다른 장단 공과의 평가가 존재하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횡성도 지방자치제가 시행된 이후 편 가르기 정치가 일상화 되면서 각 편마다 이러한 지도자들이 존재해 왔다.

중요한 것은 지금 현재 시점에서 횡성의 미래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과연 어떤 지도자의 역할이 필요할 것인가이다.

조선시대 양반들의 정치철학은 성리학이었다. 성리학은 중국 중심의 세계관을 토대로 한다. 이러한 성리학적 세계관에 사로잡힌 양반들은 임진왜란 이후 대륙의 정세변화를 간파하지 못해 병자호란의 치욕을 당했고 19세 제국주의시대의 세계정세 변화를 읽지 못해 국가의 쇠망과 식민지의 비극을 초래했다. 지도자들이 기존의 세계관에 안주해 변화를 외면하고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을 때 공동체가 겪을 수 있는 비극을 우리는 이미 역사적으로 경험한 것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의 진보는 산업구조를 재편해 경제적 환경을 바꾸어 놓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는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의 재앙을 불러오고 있다. 횡성의 지도자들 중 이런 시대의 변화를 제대로 간파하고 지속가능한 횡성의 미래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할지 고민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말로는 횡성의 미래를 고민한다고 하지만 정작 그들이 고민하는 것은 현실의 권력 쟁취일 뿐이다. 그들은 여전히 과거에 안주해 현실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있다. 부지런히 주민들을 편 가르기 해서 자신들의 권력과 ‘밥그릇’만 지키려할 뿐이다.

이런 횡성의 지도자들의 모습에서 성리학적 세계관에 안주해 세계 변화를 외면하여 조선이라는 국가 공동체를 붕괴시킨 양반들의 모습이 연상된다.

지금은 격변의 시기이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시대의 변화를 읽고 미래를 대비할 역량을 갖춘 지도자가 필요한 때이다.

지금 횡성에 그런 지도자가 있는가? 또 미래를 책임질 지도자를 육성할 시스템은 마련하고 있는가?

불행히도 보이질 않는다. 나만 그런 것인가.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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