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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횡성의 유권자들
조만회 | 승인 2018.06.06|(153호)
조만회(횡성희망신문 대표)

횡성의 유권자로서 가치성, 구체성, 현실성도 없는 공약을 제시하는 후보자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 씁쓸하다.

 

6.13 지방선거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후보자의 유세 차량과 운동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후보자들의 현수막과 홍보음악이 거리를 채우고 있다. 후보자들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각종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다.

지방선거는 지방자치를 이끌 지역의 일꾼을 지역민들이 뽑는 것이다. 후보자들은 지역의 일꾼으로서 무슨 일을 하고자 하는지를 자신의 공약에 담는다. 당연히 중앙 정치에 등장하는 선거 슬로건이나 공약과는 달라야 한다. 주민들이 생활 속에서 불편을 느끼고 개선을 희망했던 것들을 공약에 담아야 한다. 즉 주민의 삶과 직결되고 주민의 희망을 반영하면서도 후보자들이 재임기간 동안 자신의 위치에서 실현할 수 있는 것이어야 바람직한 지방선거 공약이라 할 것이다. 군수, 도의원, 군의원 후보들은 당선되면 각자 자신에게 부여된 권한과 책임의 범위 안에서 실현가능하고 적절한 공약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약의 가치성, 구체성, 현실성이 높을수록 좋은 지방선거 공약이라 할 수 있다. 주민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고, 바람직한 개혁의 방향성을 제시할수록 공약의 가치성은 높아진다. 공약의 실천 로드맵이 구체적일수록 공약의 구체성은 높고, 공약 이행에 필요한 재원 조달의 가능성이 클수록 공약의 현실성이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런 기준으로 횡성 지방선거 후보들의 공약을 보면 좋은 지방선거 공약으로 평가하기가 어렵다. 우선 구체성이 떨어진다. 후보마다 원주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공언하지만 어떻게 해제할 수 있을지에 대한 구체적 실천로드맵을 제시하지 못한 채 그저 타 지자체나 중앙정부와 잘 협의해서 풀겠다고만 한다.

공약의 현실성 또한 문제다. 무상교육 확대, 출산비와 산후조리비 지원, 육아수당, 아동수당, 어르신기초연금인상, 참전명예수당인상, 보훈명예수당 인상 등 현금성 복지 확대를 약속하지만 공무원 월급도 자체 조달하기 힘든 재정자립도인 횡성의 실정에서 막대한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지가 문제이다. 국도비에 의존해 해결하겠다는 안이한 방안만 있을 뿐이다. 개별 주민에 대한 수당과 지원은 인구현황과 미래 인구 추계를 통해서도 사업에 필요한 최소한의 비용을 추계할 수 있지만 이같은 구체적인 고민을 내놓은 후보를 찾아보기 어렵다. 이런 상황이고 보니 주민들도 언제쯤 공무원 월급을 자체수입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하는 공약을 기대하지 않는다. 돈이 없으니 당연히 어떤 사업이건 국비를 많이 가져오면 좋은 것이다. 횡성 곳곳의 지켜야할 문화자원들이 포크레인 굉음 속에 사라지고 난개발되는 이유다.

공약의 가치성 측면도 빈약하기 그지없다. 지방자치는 주민자치역량이 강화될 때 성공할 수 있다. 바람직한 변화와 개혁의 방향도 주민자치역량 강화를 향한 것이어야 한다. 그런데 후보들이 제시한 대표 공약들에서 주민자치 역량 강화공약은 미흡하기 짝이 없다. 도심재개발이나 전통시장 재생사업 등은 주민역량이 좌우하는 사업이지만 후보들의 재임기간 중에 주민자치역량이 강화돼 사업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모든 선거는 일차적으로는 후보 개개인에 대한 유권자의 선택이면서 동시에 후보의 정치적 상징과 후보가 내세우는 정치적 가치에 대한 선택의 성격을 동시에 갖는다. 그렇기 때문에 선거의 결과는 정치적 의미를 지닐 수밖에 없다. 나라 전체의 정치적 방향을 결정하는 대선과 총선은 그와 같은 정치적 의미가 당연히 전면에 나선다. 지방선거 역시 선거인 이상 정치적 의미를 가지지 않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대선·총선과는 달라야 한다. 중앙정치에 대한 심판론에 끌려다녀서는 안된다. 공약의 구체성도 없이 막연히 중앙정치의 연줄만으로 지역공약을 실현시키겠다는 안일한 생각은 사라져야 하고 이를 바로잡는 것은 유권자의 힘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횡성의 유권자들이 후보를 선택할 때 후보가 지닌 정치적 상징과 가치와 함께 후보들이 내건 공약이 횡성 주민들의 삶과 얼마나 밀접히 연결될 수 있는지, 진정한 지방자치를 실현할 수 있는 공약인지를 따지는 것이 후보 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어야 한다.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가치성, 구체성, 현실성이 부족한 공약을 보면 황당하기까지 하다. 후보자들이 평상시 지역의 미래와 주민들의 삶을 고민했다면 이러한 공약들을 제시하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횡성 유권자로서 이런 공약을 보며 후보자를 선택해야 하는 것이 씁쓸하다.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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