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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소리하는 조직이 느는 이유
조만회 | 승인 2018.09.01|(158호)
조만회(횡성희망신문대표)

‘비판적인 쓴소리’를 허용하지 않고 하나의 목소리를 요구하는 문화로는 변화와 혁신, 지속가능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지역사회의 문제 중 주민들의 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꼽으라면 단연 ‘편 가르기’가 아닐까 한다.

비공식적 모임일수록 소위 ‘같은 편’끼리 모인다.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당연히 배제된다. 우연히 합석하더라도 서로 깊은 속마음을 얘기하지 않는다. 어떤 조직이든 같은 조직 내에서는 한 목소리만 요구된다. 설혹 다른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있다면 조직 내에서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서도 ‘왕따’ 당할 각오를 해야 하는 게 횡성의 현실이다. ‘편 가르기’의 폐해는 다른 조직을 철저히 배제하는 것과 동시에 같은 조직 내의 구성원들에게는 내부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상황을 조성한 것이다.

조직 내에서 다른 목소리 즉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을 고민하는 ‘쓴소리’를 허용하지 않고 오직 한 목소리만 요구하는 것이 바람직할 리 없다. 어떤 조직이 집단 편향의 오류를 범하게 되면 조직 내의 문제점은 은폐되고 시정할 기회를 놓치게 만들어 조직을 위기에 빠뜨리기 때문이다.

최근의 BMW 차량화재 사고, 2015년 미국 GM이 차량 점화장치 불량으로 인해 희생자에게 6억 달러를 배상한 것은 모두 조직 내 문제에 대해 직원들이 문제 제기를 하기 어렵게 만든 조직 문화 즉 ‘집단 사고의 편향’ 때문에 발생한 손실로 분석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최근 사회 곳곳에서는 현재 조직의 문제를 진단하고 미래의 생존을 위해 조직 내부에 ‘쓴소리’를 할 조직을 만들고 있다. 이른바 ‘레드팀(Red Team)’이다.

레드팀이란 조직의 전략을 점검, 보완하기 위하여 조직 내 취약점을 발견, 공격하는 역할을 부여받은 조직을 말한다. 조직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선의의 비판자 역할을 맡는다. 오직 한 목소리만 내야 하는 ‘집단 사고의 편향’의 오류를 피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으로 국내외 기업은 물론 정부, 군대 등 다양한 조직에서 활용하고 있다.

검찰이 최근 인권보호 기능 강화를 위해 대검찰청에 인권부를 신설한 것도 ‘한 목소리’의 오류를 피해서다. 인권부에 인권수사자문관 5명을 배치해 특별수사 등 검찰의 주요 수사에 대해 레드 팀의 입장에서 의견을 제시해 수사팀에 자문함으로써 검찰 수사의 공정성이나 적정성을 검증하고 인권침해를 막는 역할을 한다. 수사 과정에서 인권침해가 있었다는 비판을 많아 받아온 폐쇄적인 검찰 조직문화 혁신에 커다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레드팀은 조직의 변화와 혁신을 위한 수단이고 과정이다. 과거의 성공 방식에 집착하고 다른 목소리를 불편하게 여기고 ‘하나의 목소리’를 강요해 레드팀을 만들 여건조차 되지 못하는 조직은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뿐더러 미래가 없다.

물론 레드팀만 만든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에 대해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 ‘우리도 레드팀을 만들었다’는 보여주기여서는 소용이 없다.

따라서 레드팀이 성공적으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조직의 리더가 ‘쓴소리’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리더가 쓴소리를 수용하지 못하면 아무리 레드팀이 조직의 문제를 진단하고 꼭 필요한 쓴소리를 해도 문제가 시정될 수 없기 때문이다.

‘비판적인 쓴소리’를 허용하지 않고 하나의 목소리를 요구하는 문화로는 변화와 혁신, 지속가능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횡성이 인구10만의 지자체로 변화발전하려면 쓴소리를 할 레드팀이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 레드팀의 쓴소리를 포용할 수 있는 군수를 비롯한 지역 내 조직 리더들의 인식과 자세 전환이 중요하다. ‘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는 사람’ ‘같은 편인 사람만 중심’이 되어서는 횡성에서 태어나지 않은 사람들이 더 많을 수 밖에 없는 인구10만의 횡성을 만들 수 없다.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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