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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민들이 원한다는데
조만회 | 승인 2018.09.11|(159호)
조만회(횡성희망신문대표)

진정 ‘사람중심 행복도시’를 표방한다면 군민이 원한다는 명분으로 추진되는 많은 정책들이 진정 군민이 원하는 것인지 아니면 ‘군수’와 ‘관’이 원하는 것인지 솔직한 성찰이 필요하다.

 

“다수의 군민들이 원하는 일이에요” “행정은 군민들이 원하는 일을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사람중심 행복도시’를 표방한 민선 7기 들어 횡성군 공직자들에게 자주 듣는 말이다.

횡성군은 횡성한우 브랜드 통합, 횡성한우축제, 횡성문화관 철거, 군 청사 증축 등 요즘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현안들을 이런 논리를 내세워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려한다. 횡성군의 논리대로라면 의회의 반대나 축협의 반발, 주민들 간의 논쟁은 없어야 한다. 혹은 반대하는 이들은 매우 소수여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현안마다 횡성군과 축협, 횡성군과 의회의 생각이 서로 다르고, 횡성군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 주민들도 많다. 횡성군의 주장과 현실 사이에 괴리가 있는 것이다. 단적인 사례가 횡성문화관 철거 문제와 군청사증축이다. 횡성군은 “주민이 갈망하는 랜드마크 시설을 유치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문화원 부지 매각이 필요하다”며 지난 5일 횡성문화관 철거와 매각 승인을 군의회에 요구했다. 의회가 횡성문화관 리모델링 방안 검토나 철거 후 부지 활용방안을 수립하라며 이미 7대 의회에서 두 번이나 심의 과정에서 부결시킨 사안을 아무런 보완 없이 또 제출한 것이다. 당연히 8대 의회에서도 부결됐다. 횡성군이 말한 ‘갈망하는 주민들’의 실체가 있고 그들이 정말 다수의 군민들이라면 군민들의 표를 의식해야 하는 군의원들이 연속해서 세 번이나 부결시키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횡성군의 주장대로라면 민의를 대변하는 의회가 군민들이 갈망하는 랜드마크 유치를 가로막은 꼴이 된다. 군청사 증축 역시 마찬가지. 군청사 증축이 과연 ‘군민’을 위해 시급한 일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군민들이 오히려 많을 것이다.

왜 이런 괴리가 발생한 것일까? 무엇보다도 횡성군이 정하면 주민들은 따라와야 한다는 즉 관이 모든 것을 주도해야 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횡성군은 주요 정책 수립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각종 위원회도 만들고 토론회, 공청회도 연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런 위원회, 토론회, 공청회 등에 올라온 안건들은 대부분 이미 횡성군에서 방향과 결론을 정하고 주민 의견 수렴이라는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했다. 횡성군이 정한 방향이나 결론과 다른 의견이 나오더라도 이런 의견은 소수의 생각일 뿐이라고 치부됐다. 이미 정해진 결론에 과정을 꿰맞추는 식인 것이다. 이런 형식적인 공청회조차도 ‘공청회를 거치도록’규정되어 있어 연 경우가 대부분이다. 횡성군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주민의견을 듣기 위해 연 공청회가 과연 얼마나 되나.

이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정책을 주민 의견이 반영된 ‘군민들이 원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을까. 횡성군이 원하는 것을 ‘군민’들이 원하는 것으로 포장한 것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괴리가 발생한 것이다.

횡성군은 언제 어떤 과정을 통해 주민 의견을 수렴했는지, “군민갈망”의 “군민”은 도대체 누구이고 “얼마나 많은 군민”인지  내놔야 한다. 군민들이 갈망했다면 6.13 선거에서 후보들의 공약에 당연히 포함됐을 것이다. 한 군수의 선거공약에도 포함되지 못했는데 선거가 끝나니 “군민갈망”이라 주장한다. 횡성군이 ‘군민’을 무기로 내세워 의회를 압박하고 횡성군 입장을 관철시키려하는 것이다.

실체 없는 군민을 앞세워 군민이 원한다는 미명 아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 한다면 이는 민의를 왜곡하고 군민을 기만하는 것이다. 횡성군이 ‘군민들이 원한다’는 명분 아래 추진하고 있는 많은 정책들이 진정 군민들이 원하는 것이지 아니면 ‘군수’나 ‘관’이 원하는 것을 군민이 원하는 것으로 포장해 주민들을 기만하는 것인지 솔직한 성찰과 반성이 필요하다. 진정 ‘사람중심 행복도시’를 표방한다면 말이다.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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