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회(횡성희망신문 대표)

지역 축제는 경제적 가치 창출과 주민 통합의 장이어야 한다. 올해 횡성한우 축제를 통해 우리가 얻은 것은 무엇인가?

“축제를 통해 횡성군이 얻은 것은 것이 무엇인가요?” 어느 주민이 물었다.

횡성군은 올해 횡성한우축제가 민간 주도로 열리는 최초의 축제임을 표방했다. 이를 위해 축제를 주관하는 횡성문화재단은 주민들의 위화감을 조성했던 초청만찬 폐지, 방송사가 주관하는 가수중심의 공연 지양, 지역주민 참여 공연 확대 등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여러 변화 중 백미는 ‘구이터’라 할 수 있다. 횡성한우 브랜드를 강화하고 축제가 민간주도로 열린다는 횡성군의 의도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축제를 통해 우리가 얻어야 했던 것은 위화감 해소와 주민 통합, 민간주도 확대, 횡성한우 브랜드 강화를 꼽을 수 있겠다. 그런데 과연 이번 축제를 통해 이러한 것들을 얻었는 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첫 번째 의문은 올해 축제가 과연 민간주도의 행사였는가 이다.

민간주도가 되기 위해서는 민간이 축제의 목적과 목적달성을 위한 세부계획과 실천을 주도하고 관은 민간이 마음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행사계획 단계부터 폭 넓은 주민의견 수렴과정을 통해 주민들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는 것도 중요한 점이다.

그런데 행사를 주관하는 횡성문화재단은 횡성군의 출자출연기관으로 횡성군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 구조이다. 실제로 횡성군 부서과장이 문화재단의 사무국장을 겸임하고 있다. 출자출연기관에 대한 관리감독을 해야 할 횡성군이 파견근무를 넘어 아예 문화재단의 운영에 직접 관여하고 있는 것이다. 민선7기의 정책을 충실히 구현하며 운영된 구이터는 횡성문화재단을 과연 민간조직이라 할 수 있는지 묻게 된다. 형식은 민간이지만 주민들 눈에는 또 하나의 횡성군 부서, 사업소로 보여진다.

두 번째 의문은 위화감을 해소하고 주민 통합이 강화됐느냐이다.

축제가 시작되기 전부터 불거진 횡성한우 브랜드 통합과 관련된 횡성군과 축협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상태로 축제가 열렸다. 축협은 축협대로 셀프식당운영과 축산인 행사를 진행해 횡성군과 맞서는 모습이었다. 많은 주민들이 횡성군과 축협의 눈치를 보며 축제장과 축협 행사장을 오가는 웃지 못 할 일도 빈번했다. 축제에 불참한 축협 조합원들은 횡성군으로부터 홀대를 받았다는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축제가 통합이 아닌 분열과 갈등을 증폭시키는 꼴이 됐다.

세 번째 의문은 횡성한우 브랜드 강화가 이루어졌는가이다.

횡성군은 이번 축제를 통해 횡성한우 브랜드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행사장 내에서는 군수품질인증마크를 부착한 고기만 유통 판매할 수 있도록 강제했고 구이터에 공급되는 고기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군수품질인증마크가 과연 브랜드가 될 수 있냐는 것이다. 브랜드는 생산자의 이름이자 생산자가 자기 이름으로 시장에서 경쟁하는 상징이다. 횡성축협한우이든 횡성농협한우이든 생산하고 판매해 소비자들에게 평가받고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는 것은 오로지 생산자단체의 몫이다. 횡성군은 그 과정이 잘될 수 있도록 지원하면 되는 것이다. 군수품질인증마크는 브랜드가 아니다. 단지 횡성에서 생산된 한우라는 것을 증명하는 표식일 뿐이다. 군수품질인증마크만 축제장에서 허용하는 것이 횡성한우의 브랜드 강화에 어떤 기여를 한다는 것인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지역 축제는 지역이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자연생태 자원, 특산물, 역사, 예술 등을 소재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지역 주민들이 축제의 준비와 진행에 직․간접으로 참여함으로써 공동체 의식을 확인할 수 있는 갈등해결의 장, 화합과 통합의 장이어야 한다.

과연 올해 횡성한우축제를 통해 우리가 얻은 것은 무엇일까?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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