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조만회의 동서남북
우리가 축적해야 할 자본
조만회 | 승인 2018.10.23|(162호)
조만회 횡성희망신문대표

신뢰와 통합, 자부심과 존경은 우리가 축적해야 할 자본이다. 그래야 횡성의 품격도 더 높아지고 행복한 횡성이 될 수 있다.

 

횡성군은 매년 횡성한우축제가 끝날 때쯤이면 축제 내방객의 수와 매출이 얼마였다고 발표한다. 그리고 대부분 역대 최고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말한다. 올해도 횡성한우가 15억원 이상 판매돼 역대 최고라고 했다. 축제 성공 여부를 돈이나 내방객의 수와 같은 정량적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물론 이 기준도 중요하고 의미가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자본주의 사회이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은 성공과 경쟁력의 척도다. 경쟁자들보다 자본을 더 축적할수록 경쟁에서 승리하고 성공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본 축적에 열을 올린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본의 의미를 ‘돈’으로 국한시켜 보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자본의 의미를 너무 협소하게 인식한 것이다. 돈 이상의 더 큰 힘을 가지고 있는 무형의 자본들을 간과한 것이다.

요즘은 돈만 있다고 다되는 세상이 아니다. ‘금수저’와 ‘흙수저’를 보자. 금수저가 되기 위해선 인맥, 학력, 문화적 취향 등 돈과는 다른 형태의 자본을 갖추어야 한다. 사교육 1번지라 불리는 강남 대치동에선 ‘열성 엄마’들이 자녀들을 유아기 때부터 학업뿐만 아니라 인맥과 문화적 취향까지 관리하며 아이들이 ‘금수저’가 될 수 있도록 필사의 노력을 기울인다. 돈만 있다고 흙수저가 반드시 금수저가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무형 자본의 중요성을 설파한 사람이 프랑스의 사회학자인 피에르 부르디외다. 그는 자본의 유형을 네 가지로 분류했다. 그 첫째가 현금, 예금, 토지 등의 경제적 자본이다. 다음은 사회적 자본이다. 흔히 상호신뢰에 의해 형성된 인맥이 여기에 속한다. 이것은 경우에 따라서는 경제적 자본보다 더 무서운 힘을 발휘한다. 매우 나쁜 예이지만 최순실이 국정을 농단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가지고 있던 돈보다는 박근혜라는 인맥이 있었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문화적 자본이다. 문화적 자본이란 교육, 예절, 여가활동, 외국어 능력, 예술 감상 능력, 취향 등 한 개인에게 보다 높은 지위를 가져다주는 지식과 행동양식을 말한다. 축적하기가 아주 어렵고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한 번 습득하면 다른 자본을 끊임없이 생산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예를 들어, 상대방에게 예의 없는 자세로 행동하는 사람과 상대에게 바른 자세로 예의를 갖추고 행동하는 사람 중 누가 더 상대에게 호감을 줄까. 당연히 후자이다. 이런 사람이 경제적 자본이나 사회적 자본을 얻기가 훨씬 수월하다. 그래서 부르디외는 문화적 자본이 네 가지 자본 중 가장 중요한 자본이라 평가하면서 어떤 문화적 자본을 소유하느냐에 따라 사회적 계급이 결정된다고 보았다. 네 번째는 상징적 자본이다. 신용, 명예, 평판, 유명세 등이 여기에 속한다. 방탄소년단이 공연을 할 때마다 전 세계적으로 팬들이 몰리는 것은 돈과 인맥 때문이 아니라 그들에 대한 사람들의 좋은 평판과 유명세 등 훌륭한 상징적 자본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르디외가 말한 네 가지 자본을 모두 갖추기란 매우 어렵다. 그렇지만 이런 자본들을 축적할수록 부와 명예를 얻고 사회적 존경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강남 대치동의 열성 엄마들이 자녀 교육에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지난 반세기 한국 사회는 경제적 자본 축적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다른 무형의 자본 축적에도 성공했을까. 재벌은 있지만 사람들이 존경하진 않는다. 정치지도자들도 마찬가지이다. 권력을 잡는 데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국민적 존경과 신뢰를 획득한 지도자는 드물다. 경제적 풍요 속에 무형의 자본 축적에 실패한 사회가 돼 가고 있는 것이다.

다시 한우축제로 돌아가 보자. 올해 한우축제는 경제적 자본 축적에는 성공한 축제일지 모른다. 다른 기준으로 본다면 신뢰와 통합, 자부심과 존경과 같은 무형의 자본 축적에 얼마나 기여했을까. 우리가 축적해야할 자본의 의미를 좀 더 확장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횡성의 품격도 더 높아지고 행복한 횡성이 될 수 있다.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저작권자 © 횡성희망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조만회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스포츠
여백
신문사소개ㆍ기사제보ㆍ광고문의ㆍ불편신고ㆍ개인정보취급방침ㆍ청소년보호정책ㆍ이메일무단수집거부
(25234) 강원도 횡성군 횡성읍 앞들서2로 23(2층)  |  전화 : 033)342-1507  |  팩스 : 033)343-1507
등록번호 : 강원아00116(2012.02.08)  |  발행인 : 합자회사 횡성희망신문 조만회  |  편집인 : 조만회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용희
계좌 : 합자회사 횡성희망신문 농협 351-0755-0672-03  |  이메일 : hschamhope@naver.com
Copyright © 2026 횡성희망신문.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