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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만회 횡성희망신문대표 |
세상에 공짜는 없다. 화상경마장은 아무리 레저 관광시설이니, 주민 복지시설로 포장해도 본질은 가난한 서민들의 주머니를 터는 도박장이고 피해는 온전히 화상경마장이 들어선 지역주민들이 감수해야 한다.
“도박은 병입니다. 부끄러운 줄 아세요.” 지금은 폐쇄된 용산 화상경마장이란 이름으로 익숙한 한국 마사회의 렛츠런 문화공감센터(CCC) 앞에서 화상경마장 폐쇄를 촉구하는 학부모들이 화상경마장 건물로 들어가는 사람들을 향한 외침이다. 주말마다 반복되는 풍경이었다.
2001년 용산역 근처에 개장했던 용산 화상경마장은 시설낙후 등을 이유로 2010년부터 청파로 이전이 추진됐다. 마사회는 지상 18층, 지하 7층 규모의 화상경마장을 2013년 완공했으나, 이 건물의 정체를 안 주민들은 교육ㆍ생활환경 훼손을 이유로 거세게 반발했고 정치권과 시민단체까지 가세했다. 용산 화상경마장 개장 후 한적하고 조용했던 동네 환경도 변했다. 일수와 대출 광고지들이 주택가와 통학로에 뿌려졌고, 근방에는 화상경마장을 드나드는 사람들을 타깃 삼아 불법 오락실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화상경마장을 이용하는 지역주민들도 점점 늘어났다.
주거환경과 교육환경이 악화되고 도박에 빠진 주민들이 증가하는 등 사람이 살기 힘든 지역으로 변질된 것이다. 결국 주민과 시민단체의 끈질긴 노력 끝에 2018년 용산 화상경마장을 폐쇄하는데 성공했지만 그동안 주민들이 겪은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용산뿐 아니라 화상경마장은 전국 곳곳에서 지역주민과의 마찰을 빚고 있다. 경기 부천의 화상경마장은 주민들의 끈질긴 반대에 2020년 폐쇄를 앞두고 있고, 대전 월평동에서도 외곽 이전이 결정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사회가 화상경마장을 고집하는 이유는 결국 돈 때문이다. 마사회 수입의 전부나 마찬가지인 경마산업(98.9%) 매출의 약 70%는 전국 31개의 화상경마장에서 나온다. 지자체들 역시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역경제 활성화, 고용과 세수증대 등의 명분을 내세워 화상경마장 유치에 나선 시절도 있다.
하지만 이런 명분은 용산 화상경마장 사례에서 보듯 허구에 불과하다. 우선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없다. 화상경마장을 찾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서민들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힘겨운 삶을 한 번에 바꿀 수 있다는 꿈을 꾸며 오로지 돈을 따기 위해 화상경마장을 찾는다. 결국 화상경마장을 찾는 사람들은 구매력이 없는 사람들로 이들이 지역경제에 기여하길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밥은 먹지 않겠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주머니가 텅 빈 뒤에야 경마장을 나오는 이들이 밥 사먹을 돈을 남겨둘지 조금만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
세수 증대도 마찬가지이다. 마사회는 매출의 10%를 레저세로 납부한다. 이 중 절반을 광역지자체가 가져가고 광역지자체 몫 중 20%가 횡성 몫이다. 피해는 화상경마장이 있는 기초지자체가 보고 이익은 마사회와 광역지자체가 가져가는 것이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버는 것’과 다름없다. 화상경마장이 있는 기초자치단체에 세금일부를 나눠주는 것도 화상경마장의 피해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화상경마장은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킨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2015년 펴낸 ‘도박범죄의 사회적 비용추계 연구’에 따르면 도박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한해 약 25조원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전체 사행산업 규모가 22조원인 것에 비하면, 중독자들의 낭비 비용과 정신적 피해 비용, 도박중독 치료 비용 등 사회적 비용이 더 큰 셈이다. “까막눈만 면하면 누구나할 수 있다”는 마사회의 광고는 도박중독의 범위를 짐작케 한다.
화상경마장이 들어설 경우 지역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보다 주민갈등 유발, 도박중독자 증가, 주거와 교육환경 악화, 범죄 증가 등 주민들이 치러야할 사회적 비용이 훨씬 많다.
아무리 레저 관광시설이니, 주민 복지시설로 포장해도 본질은 가난한 서민들의 주머니를 터는 도박장이고 그 피해는 온전히 서민과 화상경마장이 들어선 지역주민들이 감수해야 한다. 누구를 위한 화상경마장인가.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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