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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가 제 구실을 다하면 세금이 아깝겠나
조만회 | 승인 2018.12.02 16:06|(164호)
조만회횡성희망신문 대표

의정비 인상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은 의회가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 주민에게 봉사하는 역할에 충실하지 못하다는 반증이다

 

“그동안 의회가 구실을 제대로 했으면 주민들이 의정비 인상에 불만을 갖겠습니까?”

강원 시군의장협의회가 지자체 부단체장급으로 의정비를 대폭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횡성군의원 의정비 인상 움직임에 대한 어느 주민의 말이다.

지방자치에 있어 지방의회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조례의 제·개정, 예산의 심의·의결, 행정사무 감사·조사, 민의 반영 등의 역할을 통해 지방정부의 투명성을 높이고 민주주의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 횡성군의회와 의원들이 이러한 역할중 하나라도 제대로 해왔다면 의정비 인상에 대해 주민들이 불만스러워할까. 주민들은 의원들의 의정비 인상에 늘 불만이다.

1991년 부활한 지방의회가 운영된 지 벌써 27년이 됐지만 아직도 지방의회 운영에 가장 큰 문제점은 지방의회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과 불만족이다. 지방의회에 대한 주민들의 만족도는 지방의회가 구성된 뒤로 지금까지 큰 변화가 없이 바닥권에 머물고 있다.

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7년간 지방의회에 대한 주민 만족도는 25% 내외에 머물고 있는 반면, 불만족도는 지속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지방의원의 전문성과 봉사 자세 결여, 지방의원들의 청렴성 상실, 정당의 개입과 간섭에 대한 불만이 많았고 광역의회보다는 기초의회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연령과 학력 수준이 높을수록 불만족도도 높았다.

집행기관의 인사와 예산 과정에의 무리한 개입과 청탁 그리고 이에 연루된 부조리와 비리 등이 근절되지 않고 집행부와 의회의 주고받기 식 눈감아주기는 주민들이 지방의회를 불신하는 주된 요인이 되고 지방자치 무용론까지 이어지고 있다.

횡성군의회에 대한 주민들의 평가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횡성군의회는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보다는 거수기 역할에 더 충실한 모습을 보여 ‘제왕적 군수’들의 전횡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했다. 의정활동에 필요한 전문성 함양을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행사장 정치’나 ‘악수 정치’ 등 의회본연의 핵심역할과는 거리가 먼 행태를 보여 주민들을 실망시켜 왔다. 무리한 해외연수와 지방의원 의정비 인상이 주민들의 입길에 오르내리고 언론의 단골 메뉴가 되는 이유 역시 의회에 대한 누적된 불만 때문이다.

최근 주민 갈등을 유발한 화상경마장 유치 문제나 횡성한우 브랜드 통합과 같은 지역 현안을 두고 의회가 보여준 모습은 주민들의 의회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뒷받침 할만 했다. 화상경마장 유치에 대해서는 침묵하며 갈등의 조정자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고 주민 간 갈등을 방치했다. 한편 횡성한우 브랜드 통합에 찬성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축협을 압박하는 모습을 보여 도리어 브랜드 통합 논의를 중단시키는 빌미를 제공했다. 횡성군의회가 누구를 위해 일하고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 의구심만 불러일으키는 이같은 행태는 지방의회 구성원 개개인이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주민들에 대한 봉사 의식과 책임성을 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방자치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방의회의 행태가 실망스럽다고 해서 지방의회 자체를 부정해선 안 된다. 지방의회의 존재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지방자치와 민주주의 발전에 역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8대 횡성군의회가 ‘의회가 살아야 횡성군이 산다’는 신념으로 기본적 역할을 제대로 수행을 할 때 ‘제왕적 군수’의 폐해나 지역의 비리와 부패, 낭비와 비능률, 편가르기 등 뿌리깊은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구체적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주민들이 횡성군의회에 바라는 것이고 이런 주민들의 바람에 부합하는 역할을 할 때 주민들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의회를 곁에 둔 주민들이 의정비 인상을 두고 지금처럼 불만을 나타내겠는가.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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