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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만회 횡성희망신문 대표 |
힘 있는 자들이 만든 비정상과 혼란의 피해는 힘없는 주민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 힘없는 주민들은 하루라도 빨리 이 혼란이 끝나길 빌 뿐이다.
“나를 나가라고 하는데 내가 왜 나가나” “도에서 인사를 내면 언제든 그만두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나갈 이유가 없다”
전방위로 사퇴 압박을 받던 이병한 부군수가 한 말이다. 그런 그가 결국 사퇴를 했다. 표면적으로 강원도에서 도로 전입하라는 인사발령 때문이라지만 한 걸음 더 들어가 보면 사방에서 들어온 사퇴 압력을 견디기 힘들었던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부군수 사퇴는 지금의 횡성 군정 혼란과 비정상적 상황의 단면을 보여준다. 부군수 인사는 강원도와 횡성군의 인사교류 차원에서 도지사와 군수가 협의를 통해 단행된 것이 지금까지의 관례였다. 당연히 사전에 인사 대상자의 의사도 확인하기 때문에 인사 잡음이 일어나기 어렵다. 그런데 이번 부군수 교체 인사를 보면 군수는 교체를 하려하고 부군수는 이에 반발하며 교체를 거부하는 양상이 됐다. 사퇴를 거부한 부군수는 ‘부군수 패싱’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퇴 전까지 부군수실에서 사실상 유폐된 것과 다름 없는 상황에서 업무를 보는 블랙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졌다.
이게 정상적인 상황인가. 비정상도 이런 비정상이 없다. 이런 비정상적 상황은 한 군수가 뇌물수수혐의로 수사와 재판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항소심 재판에서도 유죄를 선고 받은 뒤 더 심해지고 있다.
공무원노조가 군수 퇴진운동을 전개하자 이에 대한 맞대응으로 공무원노조를 규탄하고 군수 퇴진을 반대하는 집회에서는 “냄새나는 것은 덮고 가야지 자꾸 들춰내서 어쩌겠다는 거냐” “옛날 같으면 군수는 어버이에 해당하는데 자식의 입장인 공무원들이 어버이인 군수를 쫓아내겠다는 것이 말이 되는 것인가” 등 상상하기 힘든 퇴행적 발언들이 서슴없이 나왔다. 이날 집회에서는 공무원노조의 군수 퇴진운동이 4월 보궐선거를 바라는 일부 불순한 세력과의 연계 때문이라는 음모론적 주장도 나왔다. 그러면서 주최측은 자신들은 횡성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자발적으로 기금을 모아 집회를 열었다고 주장하며 각 면에서 전세버스를 동원해 주민들을 실어 날랐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일부 사람들이 ‘국책 및 현안사업 횡성군 범군민대책위원회 설치, 활동지원에 관한 조례안’까지 만들어 지역의 중요 현안을 논하는 슈퍼 위원회를 구성하려 했다. 이 조례안에 따르면 가칭 ‘범군민대책위원회’는 “군민 참여로 당면한 국책 및 현안사업에 대한 정부의 협력을 이끌어 내어 횡성군의 발전과 군민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그리고 군용기 소음피해, 원주상수원보호구역 해제, 송전탑 건설 대책, 화력발전소를 비롯한 혐오 시설 건설 대책 등의 지역 현안을 다루는 기능을 수행하겠다고 한다. 이 위원회가 현실화되면 의회가 왜 필요한가. 의회가 해야 할 일을 대체할 수 있는 위원회가 있는데 말이다.
횡성 군정도 비정상적인 것은 마찬가지다. 뇌물수수혐의로 재판을 받은 군수는 공무원노조로부터 퇴진 요구를 받는 등 공직사회의 신뢰를 상실했고 공무원들의 자부심과 사기는 땅에 떨어졌다. 공직사회로부터 신뢰를 상실한 군수는 자신의 레임덕을 최대한 막고자 주민들에게 봉사하기보다 군수에게 충성하는 소위 ‘만세공무원’들을 동원해 주민과 공무원들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하고 있다.
쓸모가 없어졌다며 사퇴 의사가 없는 부군수 사퇴를 압박하는 토사구팽의 전형이 펼쳐지고 7~80년대 관제데모에서나 볼 수 있었던 발언들과 행태들이 공개적인 집회에서 나오고, 주체가 불분명한 일부세력은 의회를 대체할 위원회 구성을 시도하고 공직자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만세공무원’들이 발호하는 것이 지금 횡성의 현실이다.
이런 비정상적인 현상과 혼란은 횡성의 힘 있는 자들이 만들고 있다. 힘 있는 자들이 만든 비정상과 혼란은 지역의 갈등과 반목을 키워 힘있는 자들의 이익을 공고히 하겠지만 공동체의 발전을 저해하고 그 피해는 힘없는 주민들에게 돌아온다. 힘없는 주민들은 이 혼란이 하루라도 빨리 끝나길 빌 뿐이다.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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