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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군수와 현대판 송덕비<칼럼>동서남북
조만회 | 승인 2013.07.15|(0호)
조만회 (횡성희망신문 대표)

 


 

 

 영화 서편제의 촬영지로 유명한 전남 완도군 청산도는 푸른 바다와 아름다운 산과 숲, 조상전래의 모습 그대로의 구들장논 등 예스러운 자연 경관의 가치를 인정받아 2007년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로 지정되었고 연간 3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한국의 대표적 관광지로 유명한 곳이다.

 얼마 전 필자는 자연과 전통 문화를 간직한 이러한 청산도에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현직 군수의 흉상이 건립되었다는 민망한 소식을 들었다. 존재감 없던 청산도를 ‘전국에서 가장 가고 싶은 섬’으로 탈바꿈시킨 현직 군수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지역민들이 자발적으로 건립 기금을 조성해 흉상을 건립했다는 것이다. 

 지금의 청산도가 있기까지 현 군수의 공적이 없는 것은 아니겠으나 정부와 주민들의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가능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다. 그렇기에 재임기간 중에 자신의 공적을 기리는 흉상의 제막식을 갖는 완도 군수의 모습에서 과거 조선시대 부패한 지방 관료들이 백성들에게 자화자찬의 송덕비를 강요한 모습을 떠올리는 이들을 탓할 수는 없을 것이다. 

 비록 완도군수의 비상식적 행태가 뉴스거리가 되어서 그렇지 지역 발전에 대한 장기적 전망없이 호화스런 공공건물의 건립, 무리한 산업 단지의 조성, 대규모 관광지 개발 등 외형적 성과를 업적으로 자화자찬하는 지자체장들의 모습을 주변에서 흔히 불 수 있다. 

 지난 달 횡성군민의 날 행사가 있었다. 횡성군이 군민들에게 안전과 쾌적함을 자발적으로 포기할 것을 강요한 행사다. 군민들은 자신들의 세금으로 초청한 가수들의 공연을 공사장 한복판에서 찜통을 견디며 보아야했고 무대 위에 오른 지자체장과 정치인들에게 박수를 보내야 했다. 대형 토목사업을 기반으로 한 현대판 송덕비가 아닐 수 없다. 통제되지 않는 제왕적 권력을 행사하려는 봉건적 의식을 가지고 있는 지자체장일수록 이러한 경향은 더 심하다. 

 차이가 있다면 조선시대 탐관오리의 송덕비처럼 관할지역의 백성을 착취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전 국민의 혈세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지자체의 수입보다 국가로부터 빌려오는 돈이 더 많은 곳일수록 대형 사업과 정책을 마치 지자체장 개인의 돈과 능력으로 이룬 것처럼 착각하면서 유형, 무형의 현대판 송덕비를 건립하려는 욕심을 부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우리 모두의 불행이다.

 

조만회  yongy6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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