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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 정치인들의 빠른 셈법
조만회 | 승인 2019.07.30|(180호)
조만회 횡성희망신문대표

외면 받던 송전탑 문제가 지역 현안으로 급부상했다. 송전탑에 대한 정치인들의 셈법이 달라진 모양이다.

 

“옛날에는 개성상인도 울고 갔어”

횡성사람의 특성을 드러내는 이야기 중 하나다. 장사를 잘하기로 명성이 높았던 개성상인이 울고 갈 만큼 횡성상인들이 셈에 밝고 손해 보는 일은 안 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런 횡성상인들의 유전자 DNA를 물려받아서일까. 횡성의 정치인들을 보면 셈이 빠르다. 손해 보는 일은 안한다. 정치인들이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횡성 정치인들의 셈법은 개성상인을 울린 횡성상인의 후예답다.

최근 송전탑 문제가 지역의 현안으로 급부상했다. 20여년 전 횡성에 설치된 송전탑으로 주변지역 주민들은 환경파괴, 지가하락, 건강 악화 등 많은 고통에 시달려왔다. 그런 송전탑이 추가로 건설될 것이라는 것은 이미 오래 전에 알려진 사실이다. 이런 이유로 송전탑 주변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2015년에 횡성송전탑반대대책위(대책위)가 구성돼 송전탑 추가 설치를 저지하기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9개 읍면 중 4개 면이 피해지역일 만큼 송전탑피해 범위는 넓다. 여기에 또 고압송전탑이 건설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송전탑 문제는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나 비행기 소음 문제에 밀려 지역의 현안에서 제외돼 있었다. 군수를 비롯한 정치인들은 2017년 3월 횡성 초고압 송전탑건설반대 군민총궐기대회장에 얼굴을 내밀고 격려사를 하고 사진만 남겼다. 출범 초기 대책위 운영위원에 이름을 올렸지만 그 뿐, 대책위 회의에 얼굴조차 한 번도 내밀지 않은 경우도 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대책위에서 송전선로 최적 경과대역을 결정하는 입지선정위원회에 횡성도의원들의 참여를 요청하자 ‘부의장이라서’ ‘요청을 받지 못해서’라는 핑계로 참여하지 않았다. 총궐기대회에서 “송전탑추가 건설을 막겠다”던 한규호 전 군수는 군수직을 상실할 때까지 송전탑문제를 외면했다.

이렇게 송전탑 문제가 외면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시급하고 중대한 사안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일까? ‘계산을 해보나마나 국책사업이라 막지 못할 게 뻔한데 욕만 얻어 먹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 아닌가. 그런 면에서 본다면 현재 입지선정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군의회 의장의 정치적 셈이 느린 것이다. 정치적 부담을 각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동안 외면 받던 송전탑 문제가 지역 현안으로 급부상했다. 지역정치인들은 물론 국회의원까지 나서 연일 송전탑에 대한 자신의 관심과 활동을 내세우고 있다. 반면 얼마 전까지 최우선 현안이었던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나 한규호 전 군수가 다음 현안으로 지목한 비행기 소음은 관심 속에서 멀어지고 있다. 송전탑에 대한 정치인들의 셈법이 달라진 모양이다. 분명 이해득실을 따져보니 득이 된다고 결론내린 모양이다.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나 비행기 소음 문제가 민선7기 들어 최대 지역 현안으로 부각된 것도 한규호 전 군수의 정치적 셈법과 무관하지 않다고 해석되고 있다. 현안 해결에 성공할 경우 정치적으로 큰 이익이 되겠지만 실패하면 다음 선거를 의식해야 하는 민선6기와 달리 당장 선거를 의식할 필요가 없고 지역현안에 대한 주민들의 결집을 권력 누수를 막고 세를 과시해 군수직 상실이 예상되는 뇌물수수 재판에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계산의 결과라는 것이다.

이처럼 진정성 없이 자신의 이해득실에 따라 지역 현안을 대하는데 지역현안이 해결될 리 없다. 하지만 지금처럼 셈이 빠른 정치는 당장 이익이 되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신뢰를 상실하게 만든다. 눈 앞의 이익만을 따지고 타인의 어려움과 고통을 이용해 이익을 얻으려 하는 사람을 누가 신뢰하겠는가. 주민들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소통하며 지역현안에 대해 철저히 분석하고 대책마련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미련스러운 정치인’이 큰 이익을 얻는다는 생각은 틀린 셈법일까.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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