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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떡 같은 말, 찰떡 같은 말
조만회 | 승인 2019.08.18|(181호)
조만회 횡성희망신문 대표

개떡 같이 말이 난무하는 세상은 어리석고 불행하다.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찰떡 같이 말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

"상사가 개떡 같이 말해도 찰떡 같이 알아들어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다. 아니 처음부터 찰떡 같이 말하면 될 것을 굳이 개떡같이 말해 놓고 찰떡같이 알아들으라니 이 무슨 개떡 같은 소리란 말인가."

몇 해 전 한 일간지에 게재돼 화제를 모았던 어느 판사의 글이다.

직장에서 젊은 세대에게 공감 받지 못하는 ‘꼰대’라 불리는 장년 세대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왜 하필 젊은이들에게 공감 받지 못하는 되지도 않는 소리를 개떡에 비유했을까. 본래 개떡의 ‘개’가 멍멍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개(엉망진창)판. 개(형편없는)살구, 개(황당한)꿈, 개(당치 않은)소리 등의 다양하지만 부정적인 의미를 지닌 접두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형편없고 당치 않은 말을 개떡 같은 소리라고 한 것이다.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가짜 뉴스나 정치인들 망언과 막말도 개떡 같은 말에 해당된다. 반면 찰떡 같은 말은 품격 있는 이치에 맞는 그래서 공감할 수 있는 소리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니 개떡 같이 말해도 찰떡 같이 알아들으라 한다면 누가 납득할 수 있을까. 그 말 자체가 개떡 같은 소리인데.

불행히도 개떡 같은 소리가 사방에서 난무하고 있다. 뇌물수수로 군수직을 상실한 사람에게 “군수님 수고하셨습니다” “군수님과 영원히 함께 하겠습니다”라고 하면 열성 지지자를 제외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겠는가. 그저 그런 현수막을 내건 사람들의 말이 황당할 뿐이다. “독도는 일본 땅이다” “위안부는 군에 의한 강제 동원이 아니다” “강제징용은 합법”이라는 일본 수상 아베의 망언은 단연 돋보이는 개떡 같은 소리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막말도 아베 못지않다. 서로를 향해 ‘친북 빨갱이’이니 ‘토착 왜구’니 하며 증오의 막말을 해댄다. 막말 정치인들의 모습을 닮아가서일까 멀쩡한 일반인도 ‘한남충’ ‘페마충’ ‘맘충’ ‘틀딱충’ ‘기레기’ 등 상대를 벌레와 쓰레기에 비유하는 혐오의 막말을 서슴없이 쏟아내고 있다.

사람들은 왜 개떡 같은 소리를 할까.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군수를 사랑해 영원히 함께 하겠다는 사람들은 군수직을 상실한 사람의 정치적 영향력에 기대어 차기 군수가 될 수 있는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 아베는 일본 내에서 보수우익을 결집해 권력 기반을 강화할 수 있고 정치인들은 막말을 해 자신의 정치적 선명성을 드러내 선거에서 당선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 일반인들은 자신과 생각이 다르고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에게 혐오의 막말을 해 스트레스를 풀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떡 같은 소리를 해 얻는 이익은 일시적이다. 왜일까.

개떡 같은 말을 들으면 사람들은 대개 화가 난다. 이치에 맞지도 공감도 할 수 없는 말을 하는 상대가 자신이 배려하지 않고 자신의 존재를 부정 한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자신이 무시당했다고 느낀 사람들은 곧바로 개떡 같은 소리를 한 사람을 향해 개떡 같은 말로 응대를 한다. 그래서 서로를 존중하지 않고 증오하고 부정하는 상황이 된다. 아무도 이익을 얻지 못하고 피해만 입는 결과가 초래되는 것이다. 혹자는 개떡 같이 말해도 찰떡 같이 알아들으면 되지 않느냐 반문할지 모른다. 하지만 요즘 세상에 찰떡 같이 알아듣고 말하는 사람이 흔한가.

개떡 같은 말을 하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의 어리석음은 세상의 모든 존재는 상호의존하고 있다는 이치를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다.

불가에서는 "모든 존재는 이것이 생(生)하면 저것이 생(生)하고, 이것이 멸(滅)하면 저것이 멸(滅)한다." 는 만물의 인과관계와 상호의존성을 강조한다.

상대가 있기에 내가 지금의 모습으로 존재하는 것이고 상대를 부정하면 나 또한 부정 당한다는 것이다. 개떡 같은 말이 난무하는 세상은 어리석고 불행하다. 개떡 같이 말해도 찰떡 같이 알아듣고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찰떡 같이 말하는 사람이 그리워진다.

부디 개떡 같이 말했어도 찰떡 같이 이해해 주길 바란다.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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