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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 조형물 세운다고 군민 화합되나
조만회 | 승인 2019.12.18|(189호)
조만회 횡성희망신문대표

군민 화합을 위해 화합의 조형물을 만든다는 발상은 황당함을 넘어 대한민국 전 국민의 웃음거리가 될 것...군민 화합은 행정의 신뢰를 높이는 것에서 시작된다.

 

“군민 화합에 도움이 되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구상하게 됐다”

윤관규 횡성군 자치행정과장은 내년에 3억 원을 들여 만세공원에 군민 화합을 상징하는 조형물 설치하겠다며 의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군의회는 군민 화합 조형물이 공공의 가치구현이나 폭넓은 주민 공감대 형성 부족 등의 사유로 집행부가 요구한 조형물 설치 예산 전액을 삭감했다. 군의회의 지적은 타당했고 집행부의 발상은 황당하기만 하다.

국민권익위에 따르면 올해 전국 지자체가 조성한 공공조형물이 6천 점이 넘고 투입된 예산도 1조 1200여억원이 넘는다. 이런 공공조형물은 때로는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기도 하고 주민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 중 상당수는 흉물로 방치되거나 애물단지로 전락해 있다. 주민들과 방문객의 공감을 얻지 못해 예산낭비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횡성군이 화합 조형물을 만든다고 하면 어느 주민들이 공감을 하겠나. 무엇보다 진단과 처방이 틀렸다. 주민 분열이 심각한 이유가 주민들의 아집과 이기심 때문인가. 화합 조형물이 없어 군민 화합안되나.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주민들을 편 가르고 줄세워 자신들의 이익을 도모했던 토호세력과 이런 토호세력을 비호하고 특혜를 제공해 왔던 지자체장과 행정 권력의 불공정과 부패 때문이 아닌가. 그로 인한 사회적 불신이 지자체장이 바뀔 때마다 심화되며 오늘의 군민 분열을 만들었다. 화합 조형물은 분열의 원인을 외면하고 책임을 군민들에게 돌리는 것이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라지만 군민대통합을 위해 위원회를 만든 지 5년이 넘었다. 군민통합을 위해 만들었다지만 군수와 친한 지역 유, 토호세력의 집합체다. 군수를 정점으로 주민 편 가르기와 줄 세우기의 수단으로 활용되어 통합은 커녕 분열만 유발했다는 비난과 함께 군민대분열위원회라는 조롱까지 받고 있다. 이제는 군민화합이 안돼 조형물까지 만들어야 된다고 한다. 대통합위원회가 지난 5년 동안 군민화합에 무용지물인 위원회였다는 것을 횡성군도 인정한 것이다. 그런데도 대통합위원들을 위한 밥값은 밥값대로 수백만원을 요구하고 조형물도 세워야한다며 수억원을 요구한 것이다.

횡성군은 군민들이 건립 성금을 내고 성금 낸 사람들의 이름을 조형물에 새기는 방안도 검토했다고 한다. 권력에 기대 힘을 키워온 토호세력들은 보란 듯이 성금봉투를 들고 나설 것이다. ‘그럼 군민화합 반대하는 거냐’는 일방통행의 행정, 군민화합이라는 취지를 내세운 또 하나의 줄 세우기가 아닐 수 없다.

진단이 잘못됐는데 처방이 제대로일 리 없다. 화합의 시작은 행정에 대한 주민 신뢰를 높이는 데서 시작된다. 지금 횡성군에 대한 주민 신뢰도는 청렴도 평가에서 4년 연속 전국 최하위로 나타나고 있다. 전국 최하위 청렴도 꼴찌를 부끄러워하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일 만큼 청렴도 향상은 절박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이런 상황에서 군민 화합을 도모한다는 미명 하에 군민 화합 조형물을 세우는 것은 예산 낭비와 군민 분열만 초래하는 전시행정에 불과하다. 굳이 조형물을 세우겠다면 지자체장과 공직자들이 토호세력과의 부정한 결탁 고리를 끊고 군민들에게 청렴을 맹세하는 ‘청렴탑’을 지자체장과 공직자들 성금으로 세우는 게 우선 아니겠는가.

군민 화합을 위해 화합의 조형물을 만든다는 발상은 황당함을 넘어 대한민국 전 국민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횡성군은 행정에 대한 주민 신뢰를 높일 방안부터 찾아보라. 군민 화합은 행정의 신뢰를 높이는 것에서 시작된다.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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