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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함이 위기 극복의 열쇠다
조만회 | 승인 2020.03.06|(194호)
조만회 횡성희망신문대표

감염공포, 개인과 공동체의 면역력이 시험대에 올라...자기 직분에 충실한 성실함이 면역력 강한 건강한 사회만든다

 

정부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염증) 위기단계를 ‘경계’에서 ‘심각’단계로 격상했다. 신천지대구교회를 중심으로 ‘슈퍼전파’가 시작되면서 전국 17개 시도 모두에서 확진자가 나와 지역사회 확산이 현실화된 것이다. 한국사회 전체가 신종 바이러스로 인해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중세의 페스트, 20세 초 스페인독감, 21세기의 신종 플루, 메르스 등 신종 바이러스로 인한 위험은 역사적으로 언제나 존재했다. 이 바이러스들은 불시에 찾아왔다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하지만 그때마다 개인과 공동체는 심각한 위협에 봉착할 수밖에 없었고 개인과 공동체의 면역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개인이든 공동체든 면역력이 강할수록 생존 가능성이 높다. 평소 면역력이 약한 개인이나 공동체일수록 위기에 취약하고 생존 가능성이 낮다. 불쑥 찾아온 불청객 코로나19도 한국사회의 면역력을 시험하고 갈 것이다.

한 사회의 면역력은 사회구성원들이 받는 사회적 스트레스의 강도에 의해 좌우된다. 불의와 불공정, 증오와 탐욕, 공포 등이 지배하는 사회일수록 사회적 스트레스의 강도가 크고 사회의 면역력이 떨어져 위기에 취약하다. 반면 인간 존엄성에 대한 신념, 번영의 공유에 대한 확신, 정의와 공정에 대한 믿음이 높고 공동선(common good)을 지향하는 사회일수록 면역력이 강한 건강한 사회이다.

그렇다면 한국사회의 면역력은 어떨까? 코로나19 위협에 직면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면 불행히도 면역력이 약화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정치권은 정파적 이익의 극대화를 위해 코로나19 확산의 책임 공방에만 골몰하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안중에도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라는 공식 명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우한 코로나’ ‘대구 코로나’ 등 특정 지역을 지목해 증오를 양산하고 가짜뉴스를 퍼나르며 공포를 확산시키고 있다. “이 모든 게 마귀의 짓이다”부터 정부당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집회에 온) 여러분은 걸렸던 병도 낫는다”며 코로나 확산 위기 속에서도 대규모 집회를 강행하며 공동체의 안위보다 자신의 이익과 신념이 더 중요한 종교지도자도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자 마스크를 매점매석하거나 곰팡이 마스크를 유통하는 업자까지 등장하는 등 공동체의 위기 속에서도 자신의 이기심과 탐욕만을 생각하는 개인들도 볼 수 있었다.

이런 모습들이 사회적 스트레스를 가중시켜 한국사회의 면역력을 약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사회의 약화된 면역력을 어떻게 하면 강화시킬 수 있을까.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는 이 문제에 대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이 소설은 페스트로 인해 봉쇄된 도시 속 사람들의 공포와 히스테리, 탐욕 그리고 페스트를 퇴치하기 위한 평범한 사람들의 사투를 묘사하고 있는데 현재 한국사회 모습과 거의 판박이다. 이 소설 속 주인공인 의사는 페스트에 감염될 위험 속에서도 묵묵히 환자들을 돌본다. 영웅이 되고 싶어 그러냐는 기자의 질문에 의사 리외는 이렇게 답한다.

“이 모든 일은 영웅주의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그것은 단지 성실성의 문제입니다. 아마 비웃음을 자아낼 만한 생각일지도 모르나, 페스트와 싸우는 유일한 방법은 성실성입니다. 그 성실성이란 자기가 맡은 직분을 완수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소설이지만 큰 울림을 주는 답변이다. 위기에 처한 공동체를 구하는 것은 영웅들의 영웅적 행위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성실성과 자기 맡은 직분에 충실하면 된다는 것을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자신의 직분을 망각하지 않고 직분에 성실한 사람들이 많을수록 사회적 스트레스는 감소되고  면역력 강한 건강한 사회다. 지금 코로나19와 싸우며 고생하는 의사 리외와 같은 수많은 의료진과 남모르게 선행을 베푸는 평범한 영웅들이 있기에 우리 사회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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