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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와 낯선 풍경
조만회 | 승인 2020.04.01|(196호)
조만회 횡성희망신문 대표

코로나는 많은 것을 낯설게 했다. 하지만 그 낯선 것들이 우리에게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게 했다

지난 21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강조했다. 정 총리가 언급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는 듣기 어려웠던 낯선 말이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생소한 용어에서 보듯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변화시켰고 전에는 볼 수 없었던 풍경들이 이젠 일상이 돼가고 있다.

사람으로 붐비던 거리는 한산해 지고 그나마 오가는 사람들은 어김없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사람들마다 마스크를 착용하다보니 마스크 대란이라는 생경한 일도 일어났다.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우려로 마스크가 품절돼 정부가 부랴부랴 대만의 사례를 참조해 마스크 5부제까지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마스크가 귀해지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심지어 마스크를 매개로 물물교환을 하자는 게시 글도 올라오고 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일부에서는 마스크 화폐시대가 도래했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면서 전국의 주요 축제와 스포츠, 문화행사도 줄줄이 취소됐다.

아이들의 개학도 사상 처음 4월에 한다. 엄마들은 집에서 놀고(?)있는 아이들의 세끼 식사를 챙기느라 허리가 휘고 마트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인스턴트 음식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은 세계 경제에도 직격탄이 되고 있다. 과거 사스나 메르스와 같은 감염병은 국지적・단기적 발발에 그쳤다. 그러나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 아시아를 거쳐 유럽과 미국 등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며 언제 진정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세계 경제가 공급망을 바탕으로 서로 얽혀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는 한 경기 활성화는 기대할 수 없다. 생산과 소비, 금융 등 경제 전반에 걸쳐 경기 침체의 우려가 엄습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대유행으로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유럽, 중국과 일본 등 주요 경제국들의 경기 침체가 우려된다는 전망들도 속속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유행성 감염병이 경제와 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수준이 사스・메르스 때보다도 더 광범위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우울한 현실을 반영하듯 코로나19 관련 신조어도 등장했다. 언어를 선택하는 주체는 사람이고 사람의 심리 상태가 언어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인지 코로나19로 인한 불안한 사람들의 마음의 상태가 반영된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가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와 우울함(Blue)의 합성어로 코로나로 인한 우울증의 의미를 담고 있다.

우울한 신조어만 등장한 것이 아니다. ‘집관(집에서 관람)’, ‘확찐자’와 같은 재미있는 신조어들도 탄생했다. 이런 신조어들은 한순간이나마 말로 웃음을 줄 수 있다면 힘든 시기를 이겨내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사람들의 마음이 반영된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등장한 이런 낯선 풍경들은 대부분 처음 겪어 보는 것들이고 두렵기까지 하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지금은 비현실적인 것들이 되어버린 모든 것들에 대한 가치와 고마움을 깨닫게 만든다. 그리고 그것들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길 기원한다. 언제가 코로나19가 종식되어 마스크를 벗고 다정한 사람들에게 밝은 얼굴로 인사할 수 있고 아무 고민 없이 서로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할 수 있는 날을 그려본다. 온 가족이 걱정 없이 여행을 가고 주말이면 ‘집관’이 아니라 영화관에서 영화 볼 수 있는 날을 기다린다.

하지만 서두르지는 말자. 언제가 올 테니. 지금은 기다리며 그동안 간과했던 일상의 소중함을 느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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