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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 군수와 폭행 군의장 그리고 참 다른 잣대
조만회 | 승인 2020.05.22 12:09|(199호)
조만회 횡성희망신문 대표

뇌물 군수와 폭행 군의장을 다른 잣대로 보는 사람들이 아직도 사회 지도층으로 자리하고 있는 횡성의 현실이 안타깝다.

 

군수 보궐선거 직후 발생한 변기섭 전 군의장의 술자리 폭행사건으로 지역이 또 한 번 시끄러웠다. 정부가 코로나 극복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력히 추진하는 상황에 벌어진 일이라 지역사회의 비난은 거셀 수밖에 없었다. 주민들은 군수 권한대행체제가 끝나자마자 이번엔 군의장 권한대행체제가 시작됐다고 한숨을 쉬었다. 군수는 뇌물로 군의장은 폭행으로 물러나는 모습을 지켜보는 주민들의 마음이 오죽하겠는가.

군의장에 대한 지역사회의 비난 여론이 고조되는 가운데 횡성군공무원노조가 제일 먼저 성명을 발표하고 군의장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공무원노조에 이어 횡성군 내 18개 사회단체로 구성됐다는 ‘ 횡성군각급단체협의회’도 성명을 발표했다. 각급단체협의회는 성명에서 “군수 보궐선거로 모처럼 군정의 안정과 군민화합을 이루어야 하는 시점에서 발생한 군의장의 폭행사태는 선거승리에 도취한 오만함과 민의를 무시한 권위적 행태”라며 “군의장은 의원직을 즉각 사퇴하고 의회는 (군의장을) 제명조치 하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이들의 주장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각급단체협의회 소속의 일부 대표자들이 불과 1년 전 공무원노조가 군수퇴진운동을 전개할 때와 매우 다른 주장을 했기 때문이다.

지난 해 2월 한규호 전 군수는 뇌물수수로 2심에서도 유죄판결을 받아 군수직 상실이 예견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공무원노조는 군정공백과 혼란을 우려해 한규호씨에게 군수직을 사퇴하고 백의종군 상태에서 3심 재판을 받을 것을 요구했다. 그런데 그 당시 소위 지역의 원로와 사회단체장이란 사람들이 ‘횡성을 사랑하는 사람들(이하 횡사사)’이라는 급조된 단체를 만들어 한 군수를 지키기 위한 궐기대회를 열었다. 그들이 주장은 크게 세 가지였다. ‘△공무원노조는 공무원으로서의 본분에 충실 하라 △군수의 사퇴를 요구하는 행위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위반하는 행위로 즉각 중단하라 △ ‘횡성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군민 화합을 방해하고 갈등과 분란을 야기하는 세력을 규탄하며 책임을 물을 것을 분명히 한다’였다.

그들은 “누구나 3심을 받을 권리가 있고 3심의 결정이 나가까지는 무죄추정의 원칙이 있다” “군수직을 사퇴하고 말고는 군수가 선택할 문제”라며 군수 사퇴를 촉구하는 공무원노조를 규탄하고 뇌물 군수를 옹호했다.

지난 해 ‘횡사사’ 집회와 이번 각급단체협의회 성명서에 함께 이름을 올린 사람들의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당시 한규호씨는 이미 2심에서도 유죄판결을 받은 상태였던 반면 이번 각급단체협의회에서 군의장의 의원직 사퇴 촉구 성명서를 발표할 때는 폭행 사건을 일으킨 군의장이 1심 재판은 커녕 아직 경찰 조사조차 받지 않은 상태였다. 그들이 주장하는 무죄추정의 원칙은 어디로 갔나. 뇌물 군수는 3심 받을 권리가 있어 사퇴를 하면 안 되고 폭행 군의장은 그런 권리가 없기 때문에 사퇴해야 한단 말인가. 뇌물 군수는 사퇴 여부를 선택할 권리가 있고 폭행 군의장은 없단 말인가. 또 군의장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한 공무원노조를 향해서도 정치적 중립을 지키라고 요구해야 하지 않은가.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할 “군민화합을 방해하고 갈등과 분란을 야기하는 세력”이 누구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법은 만인에게 평등해야 하고 정의의 잣대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없다. 뇌물 군수는 사퇴해선 안 되고 폭행 군의장은 사퇴해야 한다는 자신들이 주장했던 것과도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횡성의 사회 지도층 자리를 꿰차고 있는 것이 횡성의 현실이다. 횡성에서 상식과 정의가 실현되기 위해선 아직도 갈 길이 먼 것 같다.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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