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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들의 유체이탈 화법
조만회 | 승인 2020.06.27 12:27|(201호)
조만회 횡성희망신문대표

책임은 지지 않고 권력만 누리려는 정치인들일수록 유체이탈 화법을 사용하며 국민들을 불행하게 만든다. 책임지는 정치인이 그리운 시대다.

 

“묵계리 탄약고 부지는 횡성군의 50년 숙원이었다. 내가 2010년 군수가 돼서 군부대를 이전하느라고 2년 가까이 국방부와 관련 부대를 다니면서 대한민국 최초로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찾아온 땅이다” 지난 12일 열린 이모빌리티 기업지원센터 구축사업 주민공청회장에서 고석용 전 군수의 발언이다.

마치 묵계리 탄약고 이전이 대단한 업적인양 목소리를 높였지만 묵계리 탄약고 이전이 횡성군민들의 50년 숙원인 것과 한치 앞도 못내다보고 상수원보호구역이나 비행소음에 대한 아무런 대책도 없이 군비 320억원을 들여 부지를 매입한 것은 자랑은커녕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횡성군이 묵계리 탄약고 부지를 매입할 당시 국방부는 이미 군부대 이전 계획에 따라 탄약고 주둔 부대를 2020년까지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예정이었다. 애초에 서둘러 매입할 필요가 없는 땅이었다. 고석용씨는 ‘대한민국 최초로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찾아온 땅’이라며 자랑스럽게 내세우지만 ‘대한민국 최초로 국방부에 막대한 군민 혈세를 헌납한’ 횡성군을 국방부의 호구로 만든 땅이다. 면밀한 검토 없이 군수로서의 보여주기 업적을 위해 졸속으로 추진된 명백한 정책 실패이자 혈세 낭비를 낭비한 대표적 사례가 아닐 수 없다. 횡성군 예산 한푼도 안썼는데도 교항리, 갈풍리 등 군부대가 떠나는 것이 확인되고 있는데도 자신의 정책 실패로 인해 320억이란 거금의 혈세 낭비에 대해 일말의 부끄러움도 없이 도리어 업적인 냥 목소리를 높이는 고석용씨의 주장은 실소를 금하기 어렵다.

고석용씨가 공청회장에서 한 발언은 전형적인 유체이탈 화법이다. 유체이탈 화법은 마치 남의 얘기이고 자신과 전혀 관련이 없는 얘기처럼 말한다. 자신과 직접적으로 관련한 사건이나 행위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고 타인에게 전가하려 할 때 아주 유용하게 사용되는 화법이다.

유체이탈 화법의 대가는 누구 뭐래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그는 정치적 위기 때마다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했다.

2015년 4월 한 기업인으로부터 3천만 원을 받았다고 지목된 이완구 당시 국무총리가 사의를 표명하자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이 임명한 총리가 물러나는 상황에서 “매우 안타깝고, 총리의 고뇌를 느낀다”라는 특유의 유체이탈 화법을 사용해 국민들의 분노를 샀다.

‘안타깝다’라는 말은 ‘가슴이 아프고 답답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완구 총리의 사임에 대해서는 ‘가슴이 아프고 총리의 고뇌를 느낀다’면서도 자신이 임명한 총리가 불미스러운 일로 물러나는 사태에 대해 국민들에겐 아무런 미안함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을 드러냈다.

304명의 희생자를 낸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도 박 전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은 계속됐다. 참사를 당한 피해자 가족들 앞에서 박 전 대통령은 “사고의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원인 규명 하겠습니다. 만약에 지금 오늘 여러분들과 얘기한 게 지켜지지 않으면 여기 있는 사람 다 책임지고 물러나야 됩니다”라며 대형 참사에 대한 책임을 자신이 아닌 참모들에게 돌렸다.

이처럼 박근혜씨는 재임 기간 동안 자신에게 불리한 사안이 생길 때마다 진솔한 사과보다 책임을 회피하고 남에게 전가하는 유체이탈 화법을 사용했다.

책임은 회피하고 권력만 누리겠다는 정치인일수록 유체이탈 화법을 잘 쓴다. 이런 정치인들은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불행하게 만든다. 당장은 위기에서 빠져나갔다고 여길지 모르나 결국 국민들의 신뢰를 잃고 권력까지 상실한다. 권력의 상실 과정도 아름답지 못한 경우가 많다. 유체이탈의 대가인 박근혜 전 대통령도 탄핵 당해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고석용 전 군수도 권력의 힘을 불법적으로 사용해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유체이탈 화법을 사용하는 무책임한 정치인들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책임지는 정치인이 그리운 시대다.

조만회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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