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횡성군이 입법 예고한 ‘횡성군 농어업회의소 운영 지원 조례안’이 이른바 ‘상왕정치’를 뒷받침(?)하는 제도적 근거를 만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횡성군 조례안의 내용 때문이다.
조례안은 농어업에 관한 조사 및 연구, 농어업에 관한 지원계획의 수립 및 시행, 농어업에 관한 관계기관과의 협력 및 중개・알선 등 거의 모든 농정분야 사업을 농어업회의소 지원 사업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횡성군이 해야 할 정책이나 사업 내용과 중첩되는 부분이 많고 지원사업의 범위가 포괄적이어서 농어업회의소 지원 사업에 얼마만큼의 예산이 필요할지 비용추계를 하기도 어렵다.
6월 출범한 횡성군농어업회의소가 농어업에 관한 조사 및 연구를 수행할 만한 전문성을 갖췄는지도 의문이다. 또 농어업회의소가 농어업에 관한 지원계획을 수립하고 시행까지 한다면 횡성군 정책과 예산이 이익집단인 특정 집단의 뜻대로 결정돼 정책과 예산의 공익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문제도 발생한다. 각종 직종의 단체가 결성돼 형평을 요구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지원 조례안 제3조에 군수의 농어업회의소 사업 지원을 강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방자치단체장 고유의 권한인 예산편성권과 집행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할 소지가 있어 법률적 다툼의 소지가 있다. 횡성군보다 한달 늦게 입법예고된 춘천시의 농어업회의소 지원 조례안에도 지자체장이 농어업회의소를 ‘지원하여야 한다’는 강제 규정은 없다.
이렇게 타지자체에는 없는 독소 조항을 담은 조례안이 의회의 심의를 통과해 입법화 될 경우 지역에서 우려하고 있는 고석용 씨에 의한 상왕정치가 현실화 될 수 있다. 농어업회의소 회장으로서 고석용 씨는 자신이 하고 싶은 사업을 광범위하게 추진할 수 있다. 농업군인 횡성군을 고려할 때 귀에 걸면 귀걸이처럼 농어업인을 위해 필요하다는 이유로 토목과 건설, 복지 등 사실상 군정 전 분야에 걸쳐 사업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농어업회의소는 농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민간단체일 뿐이다. 조례안이 입법예고안대로 통과된다면 횡성군과 군의회는 상공회의소처럼 법정 경제단체와 그 회장에게 막강한 권한을 부여해 ‘상왕정치’를 가능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횡성군은 군의회에 조례안을 제출하기에 앞서 농어업회의소 지원 조례안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횡성희망신문 hschamhop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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